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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병협, 동네병의원 노동자 '노동기본권 교섭' 테이블에 나설까보건의료노조,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 위한 사회적 교섭 추진
영세한 중소 병·의원 노동조건 개선 활동 본격 추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6월 2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거리에서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4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올해 병원노사간 산별교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된 가운데 소규모 동네병·의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올해 산별교섭에서 이슈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병원노사 교섭은 민간 사립대병원과 중소병원, 공공병원 등 몇 개 유형을 중심으로 보건의료노조측과 교섭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동환경이 가장 열악한 영세한 동네 병의원은 노조 조직화사각지대나 마찬가지라 지금까지 병원 노사교섭에서 제외돼 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를 기점으로 동네 병의원 조직화와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교섭에 시동에 걸 방침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실시한 '2021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동네의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등의 처우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조무사협회가 ▲근로계약서 작성, 최저임금 준수, 연차휴가 부여, 휴게시간 부여 등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임금, 성희롱 등 직장 내 인권 침해 유무 ▲차별적 처우 등에 대해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15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3%가 최저임금(41.9%) 또는 최저임금 미만(17.4%)의 급여를 받는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2021년 최저임금심의편람'을 보면 최저임금 미만 비율이 4.4~15.6%인 것과 비교하면 간호조무사 노동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간호조무사 월 평균임금은 213만원에 임금인상율은 1.9%에 그쳤다. 2021년도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 월 평균임금이 295만원이었고, 전산업 임금인상율이 4.0%인 것과 비교하면 간호조무사 임금인상율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같은 현실을 기반으로 지난 5월 전국간호조무사노조가 설립 총회를 열고 출범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보건의료산업을 대표하는 산별노조로서 100만명에 이르는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병·의원급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 위해 병원협회 및 의사협회를 상대로 '노동기본권 교섭'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작은 보건의료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의료산업 대표 산별노조로서 교섭의 물꼬를 틔울 계획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 23일 개최한 총력투쟁결의대회에서 "작은 병원과 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다수 미조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위반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라며 “병원협회와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면서 이기적인 의대정원확대 반대, 간호법 반대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병의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근로기준법, 모성보호법 적용을 위해 누구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위원장은 “정부도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과 모성모호법 등 법은 적용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보다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극복과 노동자 내부 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반드시 산별교섭을 제도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보건의료노조가 영세한 동네 병의원을 상대로 교섭을 추진하고자 해도 마땅한 카운터 파트너가 없다는 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병협과 의협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단체가 교섭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동네 병의원 수가 수만개에 달하는데 병협과 의협이 교섭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이들 단체가 교섭권을 위임받아 대표성을 가질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교섭이 타결되더라도 협상내용을 동네 병의원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영세한 동네 병의원을 교섭테이블에 끌어들이는 문제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동네의원은 사업장 특성상 조직화가 가장 어렵다"며 "우선은 동네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원의사단체와 의협이 상생이란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7월 5일  국회에서 '보건의료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7일까지 실시한 '중소 병·의원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중소 병·의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관련 정책과 법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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