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김안과병원은 김희수 이사장 겸 건양대 명예총장이 '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란 인생 어록집을 펴냈다고 21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 책에서 구순(九旬)을 넘어 배우기 시작한 그림과 글씨를 곁들여 인생의 지혜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김희수 이사장은 세브란스의대 졸업 후 미국유학을 거쳐 1962년 김안과병원을 설립해 국내 최대 규모 안과병원으로 키워냈다. 

김 이사장은 안과의사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에 만족하지 않고, 50대 초반의 나이에 고향의 중학교 인수를 시작으로 후학을 육성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급기야 건양대를 설립하고, 예순 일곱에 의과대학 신설 허가를 받고, 일흔셋에 건양대병원을 지었다.

김 이사장은 올해 아흔 다섯으로, 90년 넘는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는 "삶을 회고해보니 공적인 일에 삶을 바쳐 성공을 이룬 보람과 기쁨은 컸다. 하지만 삶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90이 넘은 나이에 섭렵해보고 싶었던 문학, 역사학, 철학과 심리학, 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촉촉한 감성을 길러줄 수 있는 서예와 그림 등을 배우며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그가 삶을 반추하면서 적어 놓은 글과 직접 그린 소박한 그림을 함께 묶은 인생 어록집이다. 무심한 듯한 연필화에서부터 채색화, 수묵담채화까지 그동안 틈틈이 그린 작품들이 글과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을 통해 늙음과 죽음은 퇴보의 과정이 아니며,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사는 ‘현역’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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