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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서비스 상업화' 이명박 정부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서 완성?정부,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본격 추진
'의료행위'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경계 불분명
"국민 건강증진은 공적영역...서비스 시장화는 직접적 의료민영화”
5월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110대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라포르시안] 시작은 이명박 정부 때였다. 민간기업이 건강관리서비스기관을 설립·운영하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건강관리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의료민영화 논란이 거세게 제기되면서 입법이 무산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때는 규제완화를 명분으로 법 제정도 아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관련 산업 육성을 추진해 의료계와 시민단체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뒤를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의료법 상 '의료행위'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분하는 판단기준과 사례를 담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가이드라인으로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행위를 민간기업에 허용하고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으로 사실상 건강관리서비스 상업화의 실질적인 길을 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제4차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를 통과한 시범사업 계획에 따르면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는 민간보험사 등 비의료기관이 제공 가능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서비스 대상, 제공목적, 기능 등에 따라 3개 군으로 분류해 복지부에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유형별 건강관리서비스 3개 군은 ▲1군(만성질환관리형) ▲2군(생활습관개선형) ▲3군(건강정보제공형) 등이다. 복지부는 인증받은 서비스와 서비스 제공기관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시범사업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인증 요건(각 군별 세부지표) 및 신청방법·절차를 소개하고, 시범사업 참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비의료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서비스는 2019년 5월 복지부가 발표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1차)'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가이드라인은 건강관리서비스를 건강 유지·증진과 질병 사전예방·악화 방지를 목적으로 위해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제공자 판단이 개입(의료적 판단 제외)된 상담·교육·훈련·실천 프로그램 작성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제공방식은 이용자와 제공자 간 대면서비스, 앱(App) 등을 활용한 서비스, 앱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기반한 서비스가 모두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의료기관은 의료법상 의료행위가 아닌 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 비의료적 상담·조언과 같은 건강관리서비스는 모두 제공할 수 있다. 

복지부는 비의료 기관이 제공 가능한 건강관리서비스로 ▲스마트폰 앱,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한 개인의 건강정보 확인·수집 및 건강지표 등 산출행위 ▲건강활동에 대한 목표설정 및 인센티브 지급 행위(보험료 할인·경품 및 포인트 등) ▲영양·운동·금연·절주·수면·스트레스 관리 등 상담·조언 행위 ▲질병정보 안내 및 일반적인 예방 방법의 안내 행위 등을 제시했다.

민간보험사·헬스케어 시장 창출로 건강관리서비스 상업화 우려 

앞서 복지부가 마련한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보면 마치 의료법상 의료행위와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관리서비스를 별개로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건강증진을 위한 비의료적인 건강관리서비스와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간 경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고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게 힘들다.  

특히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정보 제공이나 건강상담 서비스도 보건의료기관에서 의료인에 의해 제공돼야 하는 영역임에 분명하다. 다만 질병 치료 영역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3분 진료'라는 박리다매 방식의 의료환경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건강증진과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할 뿐이다.

표 출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것처럼 건강증진을 위한 비의료적인 건강관리서비스와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간 경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고 명확하게 구분을 짓는게 힘들다는 점이 문제다.  

가이드라인을 보면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의료적 상담·조언은 질환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행해야 하고, 질환 치료를 직접적 목적으로 하는 상담·조언은 의료인의 판단·지도·감독·의뢰에 의하는 경우만 비의료기관에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그런데 만성질환자한테 질환 관리를 위한 비의료적인 상담·조언과 질환 치료를 위한 상담·조언이 다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특정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비의료기관이 의료인의 판단·지도·감독·의뢰 아래 수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해석했다. 

예외적 허용 사례로 ▲의료적 판단이 전제된 공신력 있는 기준 등이 존재하는 경우 ▲질환보유자의 특성을 고려해 의료인이 특정 방법의 운동․영양 등의 프로그램을 의뢰한 경우(서면․전자적 방식 등 무관) ▲의사와 환자간 진료내용에 따른 처방(약 복용 등)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처방을 관리·점검하는 행위 등이다.

이런 예외적 허용 규정을 활용하면 민간 건강관리서비스업체가 의료기관과 연계해 환자에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수행도 가능해진다. 

결국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은 국민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민간기업에 맡겨 상업화하겠다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자 대한의사협회는 "명백한 의료행위인 건강관리 분야를 산업적인 형태로 인식하는 등 의료를 경제적인 목적으로만 해석해 정책을 펼치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시민단체도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가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분야를 상업화한 시장으로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고수해 왔다.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가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추진을 밝히자 시민사회단체는 "건강관리영역은 공적보험제도에서 당연히 보장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돈을 받고 서비스를 운용하게 하는 것은 직접적 의료민영화”라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민간기업에 의한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은 국민건강보험 해체 선언”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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