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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송승재(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겸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라포르시안]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유행을 하자 유럽은 전면 봉쇄로 대응했다. 우리나라 역시 학생들은 원격수업, 일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했고 그 전까지 소수의 사람들만 사용하던 줌과 같은 화상 회의 시스템이 널리 사용됐다. 방역당국은 2015년 메르스 유행에서 배운 적극적 감염자 파악과 동선 추적으로 밀접접촉자를 찾아 전파를 최소화했다. 감염자의 휴대폰·신용카드로 동선을 파악하고 CCTV로 접촉자를 찾아내 선제적으로 격리하는 방법을 통한 효과적인 방역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기도 했으나 국내에서는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이미 메르스 유행 당시 이미 한 번 경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유행한 의료기관의 의사가 참석한 외부 행사를 공개할지 여부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다퉜고 이 과정에서 동선 노출에 따른 인권 침해 보다 감염병 차단이 더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주요 선진국이 사회적 접촉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길 때 아직도 대면, 우편, 종이 서류, 팩스, 도장을 고집하는 일본의 사회 시스템도 화제가 됐다. 일본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환자 현황을 팩스로 받아 수기로 입력하고,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중에도 도장을 찍기 위해 출근하는 모습은 이미 전자결제와 이메일로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일본이 선진국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일본도 코로나를 겪으며 관공서를 중심으로 팩스를 이메일로 대체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으나 이메일은 보안이 취약해 재난 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발이 크다는 소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필름 엑스레이가 유일한 진단기기였던 병원에 새로운 디지털 장비가 도입되며 진료 정밀도와 효율성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커다란 필름으로 받았던 엑스레이와 CT 결과를 CD로 보관·전송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진료정보교류사업을 통해 병의원 간 의무기록을 전자적으로 전송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 환자의 전원 과정에서 진료기록이 효율적으로 이관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새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국정 모토로 정했다. 기존 ‘디지털 정부’는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방문해야하는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이고, 기관별로 데이터가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의사결정에 활용되지 않아 사람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한 정책이 수립되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행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그간 일해 온 방식, 생각하는 프레임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부처별로 따로 존재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정책적 의사결정을 할 때 실제 데이터에 기반해서 국민의 선호도와 입법부·행정부 간 이해관계 등을 파악해 과학적 효과적인 국정운영을 실시하는 민간협업 중심 플랫폼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그 인프라가 정부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금융 영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의료를 비롯한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시작한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정부’는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플랫폼 기반만 제공하고 민간이 공공서비스 제공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건강정보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며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 디지털화된 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은 정부와 민간에서 꿋꿋이 진행된 사업이다. 2006년 보건복지부는 ‘건강정보보호 및 관리·운영에 대한 법률’을 제정해 개인의 동의 없이 건강정보를 수집·활용할 수 없고, 의료기관들이 진료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건강기록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정보는 최대한 보호하되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코자 했다. 의료기록은 국민 개개인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소유해야하고,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 제정되지는 못했으나 이후 데이터3법으로 가명 정보 활용이 가능해졌으며 ‘나의 건강기록’으로 제한적으로나마 자신의 건강기록을 이용·관리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를 겪는 과정에서 기존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다양한 의료의 디지털 전환 시도가 이뤄졌으며, 국민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사용자 경험이 쌓였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국방·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를 오픈해 민간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하고, 정부는 보안 수준 및 기술규격을 제시하는 등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방향의 민관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오랜 기간 기반을 마련해 온 보건의료 영역에서 20년 가까이 진행해온 의료의 자기 결정권, 의료 정보 보호·활용 사업을 통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앞으로 <헬스인·싸>는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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