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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아프면 쉴 권리' 보장 안되는데, 격리의무 해제 가능할까정부, 17일 해제 여부 결정...해제시 자가격리자 지원도 중단
7월부터 최저임금 60% 지급 상병수당 시범사업 실시

[라포르시안] 정부가 오는 17일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25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추면서 5월 23일부터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격리의무 해제에 따른 재유행 가속화 우려 등으로 확진자 격리의무를 6월 20일까지 4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격리의무 해제 결정을 미룬 것과 함께 신규 변이 국내 유입·확산 가능성, 향후 유행 예측, 일반의료체계로 전환 준비 상황,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재평가해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확진자 증가에 따른 부담과 그레 따른 피해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야 하고, 격리의무를 해제하는 과학적 근거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격리의무를 해제한다는 건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용 지원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확진자 자가격리가 이뤄지지 않아 유행이 재확산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격리의무 해제에 앞서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현장에서는 '아프면 쉬는' 일이 쉽지 않다. 고용형태, 회사 규모, 국적, 성별에 따라 누구에게는 내뱉어선 안되는 '금기어'나 마찬가지다.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아파도 나온다'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줘야 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병가나 장기간 유급휴직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업무상 재해, 즉 산재로 인해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에 대해서만 병가가 보장된다. 

산업재해로 인정된 '직업병'은 요양급여와 휴업급여가 보장되지만 직업병이 아닌 질환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겨 노동력을 잃게 되면 실직과 함께 소득 상실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격리의무 해제로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용 지원이 중단되면 코로나19 감염 의심증상이 생겨도 자가격리를 이행하기가 쉽지 않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3일 코로나19 정례 백브리핑에서 확진자 격리의무를 해제할 경우 "아픈 상태에서 원활하게 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문화적 조치들도 함께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격리의무 해제 관련해 아프면 쉴 권리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지난 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격리 의무가) 자율로 바뀌면 아픈 분들이 쉬지 못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 제도나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면 쉴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상병수당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상병수당이란 건강보험 가입자가 업무상 질병 외에 일반적인 질병 및 부상으로 치료를 받는 동안 상실되는 소득 또는 임금을 현금수당으로 보전해 주는 급여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에는 '공단은 이 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신·출산 진료비, 장제비, 상병수당, 그 밖의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이처럼 법적 근거가 있지만 상병수당 도입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늦었지만 보건복지부가 작년부터 논의를 거쳐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6개 시·군·구에서 1단계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3년에 걸쳐 3단계까지 추진한 후 오는 2025년 상병수당 본 제도를 도입한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질병의 보장범위, 2단계에서는 보장수준 및 방법에 따른 정책효과를 분석하고, 3단계에서는 본 사업의 모형을 동일하게 적용해 제도를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 4월 1단계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수행할 지자체 공모를 거쳐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전남 순천시,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를 선정했다. 1단계 시범사업 기간 동안 상병수당 적용 대상자에게는 최저임금의 60% 수준인 하루 4만3960원을 지급한다.

복지부는 6개 지자체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기 다른 상병수당 시범사업 모형을 적용한다. 3개 모형은 근로활동 불가 모형Ⅰ(부천, 포항)’, ‘근로활동 불가 모형Ⅱ(종로, 천안)’, ‘의료이용일수 모형(순천, 창원)'이다.

각 모형별 상병수당 대상자 규모, 평균 지원 기간, 소요 재정 등의 정책 효과를 비교·분석해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실증 근거·사례를 축적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근로활동불가 모형을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등 4개 지역에서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모집을 실시했다. 

상병수당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소득 상실에 대한 걱정으로 필요한 치료를 미루는 환자, 무리하게 일을 계속해 질병이 악화되는 환자, 치료기간 동안 생계가 불안정한 환자 등에게 상병수당을 안내한다.

상병수당을 신청한 환자에게 의료적 판단을 거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상병수당 신청용 진단서를 작성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는 역할도 한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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