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국내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과 직원 등의 의사소통 만족도를 조사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론은  의사소통 만족도가 ‘보통 수준’이란 것이었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안상윤 교수는 지난 1월 3일부터 2월 8일까지 전국 10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진료지원직, 행정직 직원 473명을 대상으로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와 조직유효성 인식 간의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직종별 의사소통 만족도는 5점 척도에서 의사가 평균 3.59점으로 가장 높고, 진료지원직종이 3.11점으로 가장 낮았다. 의사소통 만족도와 직종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조직유효성 중 성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종합병원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만족도가 조직유효성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게재됐다. 안상윤 교수에게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를 들어봤다.


- 어떤 취지에서 이 연구를 하게 됐나.

“병원 내 직종 간, 부서 간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사했다. 13년 전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를 개설하고 병원경영이론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병원경영에 대한 공부를 해 오던 중 국내 병원경영자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다는걸 알게 됐다. 특히 국내 병원들이 대형화될수록 직종별 경계가 굳어지면서 상호간에 교류가 소원해지고 있다. 이같은 병원 조직구조 현실을 살펴볼 때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채널 구축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연구를 실시하게 됐다.”

- 병원경영에 있어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 병원 조직에서는 다른 경력배경을 가진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이는 동기부여의 위축이나 업무수행의 질 저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생산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직원들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경우 업무상 실수도 줄어들고 신속한 일처리가 가능하며 품질관리 또한 잘 될 것으로 본다. 의료서비스 제공의 효과성을 연구하는 서비스경영 연구자들은 교환의 관점에서 대면적 상호작용으로서 의사소통을 중요시한다.”

- 직원간 의사소통의 만족도가 조직유효성과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조직유효성은 어떤 의미를 갖나.

“병원에서의 조직유효성이란 ‘병원의 효과성’과 같은 말로, 수익을 내는 것, 조직의 성장, 조직의 안정을 찾는 것,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 등을 포함한다. 의사소통이 좋을수록 조직유효성도 같이 올라간다. 특히 의사소통 만족도와 조직유효성 인식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종합병원 구성원들은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때 조직유효성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

- 이번 조사에서 의사직종의 만족도가 높게 나온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병원은 전문영역별로 이질적인 직종들로 구성된 특수한 조직이기 때문에 직종 간 갈등이 잦다. 의사는 조직 내에서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통에는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 간호사 등 진료지원직종의 의사소통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이 병원경영상 어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나.

“병원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면서 고객들과 가장 빈번하게 접촉하는 진료지원직종의 소통 불만족은 환자의 만족도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병원경영 차원에서도 나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병원 내부에서 간호사나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의 직종이 과거부터 의사결정에 소외돼 온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병원 조직 참여의 장에 참여하고 함께 소통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들 직종의 의사소통 만족도 점수가 낮은 이유를 찾아내 보강한다면 그만큼 조직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병원조직의 특성상 의사를 중심으로 한 수직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의사소통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나.

“국내 병원 조직구조는 의사와 비의사의 2단계로 나뉜다. 수평적 의사소통이 안되는게 가장 큰 문제다. 의사는 높은 위치에 있고 높은 권위를 가졌다는 의식이 소통을 가로막는다. 의사는 지시하고 비의사는 따라야한다는 조직체계가 일반화 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병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에 의사들의 참석율이 낮다. 이런 문제들이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 연구 논문병원 조직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의 구축과 실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어떤 방법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병원장의 책임이다. 병원장은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라는 지시를 하면서 실질적인 노력은 부족하다.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을 찾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방법과 기술의 개발이나 관련 교육훈련, 자유의견게시판 개설 등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 병원장을 비롯한 관리자는 구성원간 상호 존중심을 높이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지게끔 채널을 개발하고 교육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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