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의학과 이시은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영상의학과 문희정 교수팀이 연구를 통해 저등급 유방상피내암(DCIS)을 정확히 진단하고 비수술적 치료 가능군을 선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저널인 ‘Radiology’ 5월호에 실렸다.

유방상피내암은 유방의 상피조직에 국한돼 나타나는 비침윤성 유방암을 말한다. 질병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것을 특징으로 한다. 

침윤성 유방암에 비해 좋은 예후를 가지나, 한 병변 내에서도 매우 다양한 소견이 나타날 수 있어 일부 검체에 대해 실시한 조직검사의 병리 소견과 수술로 떼어낸 전체 병변에 대한 병리 소견이 다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조직 검사상으로는 상피내암으로 진단됐지만 수술 후에는 침윤성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시은 교수팀은 이러한 유방상피내암에 대해 핵 등급에 따라 저등급으로 분류되는 상피내암을 예측해 비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타깃 그룹을 선별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상피내암을 진단받은 470명의 환자를 후향적으로 분석했으며, 477개의 병리 소견을 330개의 훈련 그룹(모델 개발 시 활용)과 147개의 검증 그룹(모델 성능 평가 시 활용)으로 각각 나누어 초음파, 유방촬영술의 영상의학적 소견과 병리학적인 인자를 활용해 저등급 상피내암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정확도는 검증 그룹에서 AUC 0.97(1에 가까울수록 모델의 신뢰도 높음)로 매우 우수하게 나타났다. 모델에 사용된 여러 인자 중에서는 유방촬영술에서 미세석회화를 동반하지 않은 초음파상 종괴 소견과 조직검사 병리 소견에서 면포괴사를 동반하지 않은 경우가 유의한 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소견이 나타나던 유방상피내암에 대해 정확한 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병원 측 주장이다. 

진단의 정확성이 낮을 경우 수술을 받지 않았다가 오히려 병이 심해지거나 재발할 위험이 있는데, 새로운 모델을 통해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군의 선별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시은 교수는 "유방암 혹은 상피내암은 다양한 예후를 보이며, 여성들에게 유방암 치료는 유방을 보존하고자 하는 미용적인 가치도 큰 만큼 상피내암의 진단 정확성과 비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 환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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