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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간호사 면허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한국 간호사 증가율 OECD ‘상위’, 병원 배치는 ‘최하위’
신규간호사 1년내 사직률 50% 육박
"간호법보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더 절실"
  • 김상기 기자, 손의식 기자
  • 승인 2022.05.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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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우리나라 간호사 연평균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 비율은 최하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수 축소에 관한 청원(간호인력인권법)’이 국민동의청원으로 해당 상임위에 올라갔지만 간호법 제정 논란에 휩쓸려 제대로 된 법안심사 논의 절차도 거치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와 병원간호사회의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현재 전체 간호사 면허자 48만1,443명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간호사는 50.9%인 24만5,02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간호사 면허자는 2019년 2만356명, 2020년 2만1,357명, 2021년 2만1,741명, 2020년 2만3,362명으로 매년 평균 5.1% 증가해 OECD 국가 평균인 1.2%보다 4.25배 높았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 신규간호사의 병원 업무 부적응 등으로 인해 전체 간호사 면허자 중 임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비중은 2018년 49.5%, 2019년 51.9%, 2020년 51.7%, 2021년 52.5%, 2022년 3월말 현재 50.9%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협회 측은 전했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수도 2019년 1만9,979명, 2020년 1만169명, 2021년 1만4,845명, 2022년 3월말 현재 4714명 늘어나 4만9,707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국시에 합격자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는 모두 10만7,227명이었다. 

간호사 사직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3.9%였던 간호사 사직률은 2020년에는 14.5%로 0.6%p 높아졌다. 

간호사들의 사직이유를 보면 타병원이나 타직종으로의 전환이 28.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부적응 17.1%, 질병 및 신체적 이유 10.6%,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6.3%, 교대근무 및 야간근무 5.1%, 과다한 업무량 3.9%, 급여 불만족 1.3% 순이었다.

특히 신규간호사의 경우 업무 부적응 등으로 인해 2018년 42.7%였던 1년 이내 사직률이 2019년 45.5%, 2020년에는 47.7%로 매년 급상승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협회 측은 강조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담병원 등으로 지정된 공공의료기관은 만성적인 간호사 부족에 중환자실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코로나 전담병원 등으로 지정받은 지방의료원들은 열악한 근무조건과 낮은 임금으로 병실은 있어도 숙련된 경력직 간호사가 없어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신경림 회장은 “간호인력 문제가 불거진 지는 벌써 수십 년이 흘렀다”면서 “하지만 간호인력을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 간호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제 내용은 거의 없이 간호대학 신증설을 통해 땜질식 대책만을 세우다 보니 문제가 해결되기는 보다는 오히려 악화만 됐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인력인권법' 입법 청원 폐기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5월 16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진행했다. 사진 제공: 의료연대본부

한편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골자로 한 '간호인력인권법' 작년 10월 25일 국민동의청원 10만명을 달성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에 법안이 회부됐다. 

간호인력인권법은 간호인력 수급 종합계획과 임금 결정 등의 내용과 함께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최저 인력 배치기준을 규정해 놓았다. 일반병동, 중환자실, 외상응급실, 수술실. 신생아 집중치료실 등 근무 장소별로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인력 최저 배치기준을 명시했다. 

하지만 간호인력인권법은 간호법 제정 논란에 휩쓸려 제대로 된 법안심사 논의 절차도 거치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이 기습적으로 연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 청원의 취지가 간호법 수정안에 반영돼 있다며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추진한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인력인권법 폐기 중단을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국회는 끝내 우리를 배신했다"며 "복지위 법안소위에서는 껍데기만 남은 간호법을 핑계로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수를 줄이고 간호사를 보호하고 인력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의료기관을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간호인력인권법을 비참하게 짓밟았다. 국회의 직무 방기다"라고 비판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도 성명을 내고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간호인력인권법 청원 취지는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를 줄여 간호인력 부족 문제의 악순환을 끊어 낼 수 있도록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며, 이는 간호법 수정안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간호법 수정안에는 간호인력기준이 없을뿐더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정도만 명시되어 있어 강제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수의 기준을 정하고 처벌조항으로 강제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간호인력인권법’ 이 간호사 처우개선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간호인력인권법을 폐기하겠다는 것은 오랜 시간 요구해왔던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수를 줄여달라는 간호사들의 외침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했다. 

김상기 기자,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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