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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 현장에 '코로나 영웅'은 없다...희망을 잃고 떠난 빈자리뿐1~5년차 저숙련 간호사에 의해 버텨지는 의료 현장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적정환자수' 제도화 요구 가장 높아

[라포르시안] 간호사는 신종 감염병 유행에 대응하는 방역 최일선에서 싸우며 '코로나 영웅'으로 불렸지만 실상은 초라하다 못해 처절할 지경이다. 

경력직 간호사가 떠난 자리를 5년차 이하 간호사들이 고군분투하며 메우고 있었다. 이제 막 병원에 발을 디딘 1년차 신규 간호사 중 40% 가까운 인원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의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이 간호사들로 하여금 버틸 수 없게끔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전부터 지속해왔고 공론화됐지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때문에 많은 간호사가 희망을 잃고 병원을 떠난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매년 조합원을 대상으로 보건의료노동자가 겪는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정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5월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 노동의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2022년 정기실태조사에는 총 4만2,857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간호사는 2만7,270명(64.2%)로 가장 많았다. 간호사 중 여성이 2만5,287명(93.4%), 남성은 1,801명(6.6%)이었다. 연령대로는 20~30대가 2만2,314명으로 82%를 차지했다. 

경력별로는1년차 이하~5년차까지 저숙련자가 42%로 가장 많았고, 중숙련자인 6~10년차는 28.6%, 고숙련자인 11~20년차는 21.1%에 그쳤다. 간호 현장이 20~30대 젊은 여성층인 1~5년차 저숙련자들의 노동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관련 기사: 공공병원, 코로나 병상 줄이고 일반병상 확대 나섰지만..."간호사가 없어요">

표 출처: 보건의료노조

근무행태별로는 3교대 근무자가 2만321명(74.6%)으로 가장 많았다. 보통의 근무형태인 통상근무자가 5,738명 21.1%이었다. 1년차~10년차의 간호사는 평균 86.2%가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3교대 근무는 야간 노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간호사의 노동조건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순환 근무를 위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낮(D)-저녁(E)-밤(N) 근무가 불규칙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신규 간호사 인력 공급에만 기댄 채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나오데, 더블듀티, 이브데이...간호사 떠나게 만드는 '헬 듀티'>

간호사 이직률은 2019년 현재 15.2%로 전체 산업군 이직률 4.9%(2019, 고용노동부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2019년 현장지부조사에서도 1년차 퇴사자는 37.15%, 2년차는 16.96%, 3년차는 12.42%로 1~3년차 퇴사자 비율이 누적 66.54%에 달했다. 2021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국립대병원에서 2년 이내 퇴직자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처럼 저연차·저숙련의 높은 이직률은 간호 노동이 고숙련으로 잘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속 연수와 최근 3개월 이직 고려 경험

올해 실태조사에서도 3년차~10년차 간호사는 최근 3개월 간 이직을 고려했던 경험(구체적+가끔)이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고려한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를 모두 1순위로 꼽았고, 2순위로는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간호사 중 3교대 근무자는 인력, 임금. 일과 생활의 균형, 업무량·노동강도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타 근무형태에 비해 모두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 불리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서 가장 불만족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3교대 근무가 개인의 생활을 깨트리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연차휴가 자유도에서 간호사는 61.2%가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임금 부분에서 3교대 근무자는 통상 근무 등 타 근무형태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의 인상 요구를 하고 있었다. 41~50만원(정률 10.4%~12.7%)의 고 임금인상 요구가 가장 많은 근속연차는 1년차(이하)~15년차까지로, 3교대 근무형태가 대부분이고 이직률이 높은 1~5년차 저숙련 노동자에서 보상 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응답자 중 45분~1시간 30분의 연장근무는 32.7%로 나타났다. 1시간 30분 이상 장시간 연장근무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약 10%였다. 3교대 근무자 일수록 통상근무 및 2교대에 비해 30분~2시간 연장근무 비율이 더 높았다. 

노동강도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식사시간에 대해 최근 5년간 주 평균 식사 거르는 횟수는 3회~5회가 최근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간호사의 식사 거르는 횟수는 전체 직종 평균 식사 거르는 횟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교대 근무자들은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의 밤 근무 개수는 6개가 44.2%로 가장 많았다. 7개가 22.9%, 5개 13.4% 순이었다. 

밤 근무와 최근 3개월 간 이직을 고려 비율의 관계를 보았을 때, 밤 근무 개수가 높아질수록 ‘구체적인 이직을 고려’한 응답 비율은 더 높아졌다. 밤 근무 개수가 5개 이상인 간호사는 80% 이상이 이직을 고려(구체적+가끔)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간호사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교대제 개선과 근무조당 간호사 인력 비율 제도화가 시급하다. 대안적 교대제의 개선 시 고려해야 할 중요도를 보면 ▲휴일/휴가보장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99.8% ▲환자 중증도 고려한 적정 인력기준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99.4%였다. 

교대근무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1순위 항목으로는 '인력충원으로 담당환자 수 감소'가 32%였다. 다음으로 '환자중증도 고려한 적정인력'(19.1%), '하루 8시간 노동시간 준수'(17.0%),' 휴일/휴가보장'(16.7%) 순이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환자 수는 일 평균 15.2명 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원하는 담당 근무조별 1인당 적정 환자 수는 6~10명이 44.7%로 가장 높았고, 11~15명이 8.1% 순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적정인력 충원과 함께 적정한 담당 근무조별 1인당 적정환자 수의 제도화를 통한 노동강도의 대폭적인 축소만이 간호 노동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고 환자을 위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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