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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코로나 병상 줄이고 일반병상 확대 나섰지만..."간호사가 없어요"코로나 전담병상 운영 장기화로 경력직 간호사 이탈 심화
"간호인력 중 50%가 2년차 미만 신규 간호사...일반병동 확대 힘들어"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확연해 지면서 일상회복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 진료에 집중해 왔던 의료대응 체계도 코로나 병상을 줄이고 일반진료 확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전담병상을 운영하며 감염병 대응 최일선에 나섰던 공공병원들도 코로나 병상을 일반병상으로 전환하며 일상 의료체계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상당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 기간 동안 간호인력 이탈이 심화돼 일반진료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산하 공공병원인 S병원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원내 출입문을 전면 개방하고 일상 의료체계 회복을 본격화했다. 감염병 전담병상을 줄이고 일반병상을 늘리는 등 병원 운영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병원은 올해 초 확진자가 폭증하던 당시 365개 감염병 전담병상을 운영했으나 지금은 133개로 축소하고 대신 일반병상을 373개까지 확대했다. 재택환자도 크게 줄면서 재택치료관리팀 운영 인력도 상당 부분 기존 진료업무로 복귀하도록 했다. 

문제는 일반진료와  병상 확대를 위해 필요한 간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S병원은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이던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확진자 진료에 매진해왔으나 전담병원 소속 의료진 업무 과중이 커지고 인력충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자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가 속출했다. 

S병원 관계자는 지난 10일 "현재 병원에 남아 있는 간호사 중에서 절반인 50% 정도가 2년차 미만의 신규 간호인력"이라며 "5~6년차 이상 경력직 간호사 상당수가 병원을 그만두고 떠났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환자실이나 병동이 원환하게 돌아가려면 경력직 간호사 인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 병상을 일반병상으로 전환하고 일반진료 확대를 결정한 이후부터 수간호사나 간호부장 등 고참 간호사들도 쉴새없이 업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인력 부족이나 경력직 간호사 이탈은 비단 이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공공병원들도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감염병 전담병상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간호인력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 산하 한 공공병원 관계자는 "감염병 재난 이전에도 대부분 공공병원이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지만 코로나 유행으로 감염병 전담병상을 운영한 이후에는 간호사 이탈이 더 심해졌다"며 "앞으로 일반진료를 확대하려고 해도 간호인력 부족과 경력직 간호사 이탈로 인한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첫 발생한 이후 2021년 7월까지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에서 사직한 간호사 수가 674명에 달한다. 차 유행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거센 탓에 수도권 코로나 거점 및 전담병원 소속 의료진 업무 과중이 커지고 인력충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자 견디다 못해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유행이 발생할 때마다 확진자수 증감에 따른 명확한 인력기준 없이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코로나병동을 운영하면서 일반병동 간호사까지 업무부담이 커지면서 간호인력 이탈을 가속화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9월 보건의료노조,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코로나19 병상 운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코로나19 병상 운영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배치인력 기준을중증·준중증·중등증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증병상은 환자 1인당 간호사 1.80명, 준중증 병상은 0.9명, 중등증 병상은 0.36~0.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염병 간호인력기준이 의료현장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소속 한 간호사는 “감염병 간호인력기준을 시행했던 병원이 있긴했는지 묻고 싶다. 제가 일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은 심지어 이 감염병 간호인력기준 시범병원이었지만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며 "지금도 헌신만을 바라는 병원과 정부를 보면서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많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병원이 적정 간호인력을 확충하고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환자수를 줄이고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현행 의료법에도 간호사 1인당 환자 12명까지 담당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다보니 거의 사문화된 상태다. 이런 개선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1인단 환자 수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그 일환으로 작년 10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를 위한 ‘간호인력 인권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동의자수 10만명을 넘기며 성립됐다. 

간호인력인권법은 간호인력 수급 종합계획과 임금 결정 등의 내용과 함께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최저 인력 배치기준을 규정해 놓았다. 일반병동, 중환자실, 외상응급실, 수술실. 신생아 집중치료실 등 근무 장소별로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인력 최저 배치기준을 명시했다. 법적 기준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해 징역과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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