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 서울시민회의 기획단' 출범…시민 참여로 의료취약층 건강권 권고안 도출키로

▲ 지난해 11월 열렸던 동자동 쪽방주민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대회 모습. 사진 출처 : 건강세상네트워크

일반 시민의 참여를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를 통해 쪽방 주민의 건강권에 관한 평가와 권고안을 도출하는 거버넌스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건강세상네트워크, 동자동사랑방,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동자동 쪽방 주민 건강권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이 실태조사를 위해 먼저 쪽방 주민들과 심층면담을 했다. 이를 기초로 설문지를 개발하고, 쪽방 주민 225명과 면접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쪽방 주민의 구강 상태, 영양 상태, 정신보건 등이 모두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동자동 쪽방 주민들의 질환 유병률은 고혈압 40.6% 관절염 29% 치과질환 25% 등으로, 2010년 국민건강통계와 비교해 연령을 감안하더라도 동자동 쪽방 주민의 유병률이 더 높았다. 

최근 1년 동안 쪽방 주민의 의료서비스 미충족률은  의료가 40.6%, 치과 56.7%였다. 전체 한국인의 미충족(의료 20.3%, 치과 39.7%)와 비교하면 2배정도 더 높은 수준이다. 치료 비용에 대한 걱정은 쪽방 주민의 7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실태조사를 통해 쪽방 주민의 건강은 보건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노동, 복지, 경제, 정치 등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사회경제적 요인이 건강행동이나 타고난 체질, 노화 등의 요인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난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던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동자동 사랑방은 후속 사업의 일환으로 '건강권 서울시민회의 기획단'을 만들었다. 건강권서울시민회의 기획단 김정숙 연구원은 “2012년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만성질환이나 질병을 갖고 있는 주민들도 많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최근 1년안에 자살시도를 해본적 있는 주민이 50%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돼 시민회의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동자동 쪽방 주민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일반 시민이 참여해 건강권에 대해 토론을 하는 ‘건강권에 관한 서울시민회의'에 참여할 시민패널 모집에 나섰다.  서울시민회의는 15여명의 시민패널을 모집해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패널들과 함께 직접 쪽방 지역에도 방문할 계획이다.

1차 시민패널 예비모임은  오는 30일 진행될 예정이며 2차 모임은 다음달 7일, 그리고 본 회의는 다음달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다.

이틀간 본 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쪽방주민의 건강권에 관한 평가와 권고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의료취약계층의 건강에 대한 인권적 접근과 일반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시민사회의 책무성을 제고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김 연구원은 “외국에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인권에 대한 규범을 결정하고 우리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논의과정을 거친다”며 “일반 시민들이 함께 논의해 사회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권을 위해 사회가 해야하는게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 모두가 건강권 보장에 적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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