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받지 않은 비율 장애인 40.9%, 비장애인 32.3%
"암 예방부터 조기 진단, 치료까지 전주기 암 관리서비스 제공돼야"

전하라 교수.
전하라 교수.

[라포르시안] 장애인은 암 발생률이 비장애인보다 낮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조금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학적 서비스 이용이 힘들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 연구팀이 '장애인에서의 암 발생률 및 생존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장애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로, 장애인에서도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장애인은 의료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어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제한이 따른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사회적 상황과 필요성을 토대로 국내 최초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발생 이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 장애 발생 이후 암 검진률 등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비장애인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암 관리를 위한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조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자료를 이용해 첫 장애등록일자가 2004년부터 2010년인 19세 이상 장애인 가운데 ‘C’로 시작하는 상병코드(ICD-10)를 주 상병으로 청구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장애인과 성, 연령, 소득순위, 거주지 특성을 맞춰 1대 1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해 비장애인을 선정한 후 비교했다.

연구결과 암 발생률은 장애인에서 11.0%, 비장애인의 경우 12.1%로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에서 암 발생률이 0.9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검진율도 장애인의 경우 67.1%, 비장애인 73.0%로 장애인에서 0.76배 낮았다.

반면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은 장애인 40.9%, 비장애인 32.3%로 장애인에서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이후 사망률은 장애인에서 58.3%, 비장애인 55.9%로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에서 사망률이 1.0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학적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 비장애인에 비해 암 발생율은 낮고 사망률은 높은 것으로 보고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장애등급을 중증(1~3등급)과 경증(4~6등급)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에서는 중증 장애인에서 암 발생률이 낮은 반면 사망률은 높고, 암 검진률이 낮았다.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과 진행암의 비율 역시 경증보다 중증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증 장애인이 암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있어 다양한 장벽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보다 심한 신체적 장애로 인해 암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고 암 진단을 위한 의학적 서비스의 이용이 어렵기 때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건강보험 일산병원 전하라 교수 연구팀은 "암과 장애를 함께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장애인들에게 암 예방부터 암 조기 진단, 치료까지 전주기적으로 암 서비스가 적절하고 유연하게 제공돼 하며, 장애의 정도가 심한 중증 장애인일수록 그 필요성이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하라 교수는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장애인의 암 관리를 위한 사회적, 경제적 의료적 개입을 통해 암 전주기에 걸쳐 장애인 건강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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