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른쪽부터 김진수, 자히르 자베리아, 김현기
▲사진 오른쪽부터 김진수, 자히르 자베리아, 김현기

[라포르시안]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계 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했을 때위암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위암 세포주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면 성장이 가속화하고 세포전이·이동 증가, 면역억제 단백질 증가, 다양한 항암제 저항성 증가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박종훈)은 김진수 박사 연구팀이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이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가속화하고, 면역억제 단백질 증가 및 항암제 내성을 일으켜 위암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작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흡수 경로,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등 인체영향 연구를 이어왔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에 주목하고 미세플라스틱과의 상관관계를 찾아보고자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종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인 폴리스틸렌(직경 10마이크로미터 크기)을 인체 세포에서 얻은 위암 세포주에 4주간 함께 두고 암질환별 주요 특징을 확인하고, 폴리스틸렌이 위암을 악화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폴리스틸렌에 노출된 위암 세포는 노출되지 않은 위암 세포에 비해 최대 74% 더 빠르게 자랐고, 전이는 최대 3.2∼11배 많았다. 종양을 생성하는 암 줄기세포 유전자 CD44는 최대 3.4배 증가했다. 암세포가 면역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면역억제 단백질 PD-L1(CD274)의 발현은 최대 4.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스틸렌 노출로 증가한 암 줄기세포 유전자 CD44로 인해 전이성 위암 표적치료제인 트라스트주맙 등 여러 항암제에서 내성을 유발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폴리스틸렌을 먹인 실험용 쥐의 위 조직에서 유전자를 분석하는 리보핵산(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위 세포와 상호작용해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것도 관찰했다. 이중 위 세포막 단백질 ASGR2가 미세플라스틱을 매개체로 위암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 후보이며, 동시에 잠재적 종양 유발인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의학저널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2022년 4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책임저자인 김진수 박사는 “전 세계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번 미세플라스틱의 위암 악화 규명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화기 암 발병 및 치료 예후 관련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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