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연재 칼럼
[헬스인·싸] 디지털 헬스 임상 가치, 환자에게 혜택 돌아가야이진휴(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사)

[라포르시안] 최근 G7 선진국들의 유망 의료기기 기술 보고서를 살펴보면 앞으로 연구투자 경향과 개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보고서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디지털화된 영상진단장비와 진단기술, 현장 진단이 가능한 체외진단기술,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의료기기, AR·VR과 결합한 가상체험형 의료기기, 각종 바이오센서와 웨어러블 의료기기, 원격진단기술 적용 의료기기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역시 허가를 준비하거나 이미 허가 신청된 디지털 의료기기는 이러한 글로벌 경향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유용성 입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허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첨단 의료기기의 가장 큰 진입장벽이던 치료재료 급여의 경우 착용형 심전도가 임상 가치를 입증해 급여 인정을 받아 향후 의료기기시장에서 상당한 변곡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발 시점으로 보면 영상진단에 관한 인공지능(AI)이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진단보조 솔루션으로 먼저 시장에 출시됐지만 기술적인 가치만 인정받고 있을 뿐 독립적인 급여로 인정받기 위한 유용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임상적 가치가 확보된다면 급여 인정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첨단 디지털 의료기술이 임상 현장에 적용되면 보건의료분야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첫 번째 디지털 기술 대부분이 24시간 상태를 관측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진단·처방이 내려질 수 있게 돼 결국 환자 만족도와 치료효과 모두 향상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생활습관에 따른 신체 변화를 정확히 감지해 연관성을 찾는다면 환자 질환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전문가에 의해 제시될 수 있다. 만성질환의 경우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원격진료 필요성과 그 기술적 해법에 대한 여러 가능성이 실제 현장에 적용돼 병의원에서 감염으로 인한 일시적인 환자 급증 등 상황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조성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감염성질환 환자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2·3차 감염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향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대면을 이용한 진단법이 필요한데, 사실상 원격 모니터링은 이미 판매되고 있는 간단한 스마트 워치만으로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진단장비 발달로 현장에서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는 의료진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도구가 됐다. 대부분 병원에서 격리 병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진이 환자 진단을 위해 병실에 들어가야만 했고 이에 따른 위험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몇몇 병원에서 생체신호뿐만 아니라 인공호흡기까지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 의료진의 위험부담을 낮추고 노동 강도 또한 줄이면서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세 번째 디지털 헬스 기술 발달이 진단에서 치료까지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대중에 대한 심리적 확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치료기기 창업기업들이 당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습관성 약물 중독이나 집중력 저하와 같이 정신적인 치료 보조기구이지만 영상기술이나 바이오센서 등과 같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급증할 것이고, 이러한 시장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또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인허가를 위한 규제현장의 변화 또한 예상된다. 규제기관 입장에서도 경험한 적 없는 첨단 융·복합 제품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증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 적용에 따른 혁신의 기대 가치와 혹여 모르는 부작용·안전성 우려는 언제나 공존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사후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관찰과 입증을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다. 디지털 헬스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사후관리에 대한 장점이 있다.

우선 사용 제품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개발업체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시간 오작동이나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해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이 같은 위험 범위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 새로운 제품을 대상으로 조건부 인허가를 통해 많은 제품이 시장에서 검증될 수 있고, 이 가운데 임상적 효과가 뛰어난 제품 선별이 과거보다 빨라질 수 있다.

보건의료시스템은 제한된 자원으로 모든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한다. 검증된 첨단 제품의 신속한 도입은 의료비 절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최근 급여된 체내 부착형 심전계의 경우 기존 48시간에서 2주 감시로 늘어남에 따라 부정맥 환자의 진단 비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기진단으로 질병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비용효과적인 장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전달된 생체신호를 통해 급작스러운 문제 발생 시 의료진의 신속한 개입도 가능해졌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용 증가와 함께 인구절벽에 따른 세수 감소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비용절감 대책을 수립해야하며, 이를 위해 디지털 헬스기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시행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가 신설된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디지털 헬스기술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산업 측면에서도 우리나라가 디지털 헬스에 대한 선제적 인허가 체계와 전향적 사후관리 방안을 도입해 글로벌 디지털 헬스시장 선점을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수 있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포르시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추천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