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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20~30% 감염된 병원도"...확진된 의료진이 환자 돌보는 아수라장의료진 확진 잇따르자 격리기간 단축해 업무 투입...확진자·일반환자 한 공간에
"간호사, 증상 있어도 검사하지 마라" 지시까지
"의료체계 붕괴 막기 위한 비상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라포르시안]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속에서 정부가 연이어 방역 완화 조치를 시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진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의료체계 붕괴 우려가 커지는 데 코로나19 환자 적정치료대책과 의료인력 보호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높다. 

20일 시민단체와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료현장은 오히려 집단감염 폭증 진원지가 되고 있다. 격리시설 태부족으로 음압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병실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하면서 일반환자와 의료진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의료진 확진이 줄을 잇고, 확진된 의료진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근무에 투입되면서 집단감염 확산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의료진 감염이 확산되면서 의료체계는 이미 붕괴상태로 접어들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1000병상 규모 병원에서 150명~200명에 달하는 의료진이 감염되는가 하면, 의료인력 중 20%~30%가 감염되는 곳도 있다"며 "심지어 400여명의 직원이 확진돼 전체 직원의 40%가 감염된 병원도 있고, 21명의 간호사 중 10명이 확진된 병동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진 감염으로 진료·수술예약이 취소되고, 병동을 축소하는 사태마저 벌어지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가동에도 차질이 생기고, 병실을 구하지 못한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일도 빚어진다.

무엇보다 의료인력의 업무 과부하가 심각하다. 확진된 의료진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근무표가 바뀌는가 하면, 휴가를 쓰지 못한 채 연속근무에 투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건의료노조는 "대체할 인력이 없어 확진자가 환자들과 접촉하면서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늘어나고 치매·정신·와상·욕창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업무량도 배가됐다"며 "신규간호사가 와도 3~4일을 버티지 못하고 사직하는 상황이며, 이러다보니 '증상이 있어도 근무 마치고 검사해라', '간호사는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마라'고 지시하는 비정상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차라리 나도 코로나19 걸려서 쉬고 싶다”는 자조와 한탄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의료진 대량 감염에 따른 업무 과부하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인력대응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급격한 의료인력 붕괴와 의료체계 마비를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내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의료진에 대해서 격리기간 단축이란 조치가 취해지면서 오히려 감염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다르면 의료진 감염이 급증하자 병원마다 업무연속성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 BCP) 단계를 1단계(7일)에서 2단계(5일)로, 다시 3단계(3일)로 급작스럽게 격상함에 따라 확진된 의료진은 충분히 치료받지도 못한 채 3일 만에, 5일 만에 근무에 투입되는 실정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 배출기간이 최대 8일인데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격리치료권 보장은 둘째치고 병원 내 연쇄 집단감염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코로나19 환자치료를 완화하는 지침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3월 8일부터는 감염관리 장비 등을 갖췄다면 음압격리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의료기관 감염예방·관리지침을 개정했다.

3월 16일부터는 다른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는 중증이 아니면 격리병상으로 이동하지 않고 비음압 일반병상에서 계속 치료를 받도록 결정했다. 기저질환 확진자의 일반병상 입원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 가산 수가를 적용하는 인센티브제도 도입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환자치료 완화지침을 발표한 이후 의료현장에서는 음압시설이 없는 일반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게 되면서 일반환자들과 의료진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와 일반환자가 한 공간에 머무르고, 화장실이나 세면대를 같이 써야 하는 상황에서 집단감염 발생도 속출하는 실정이다. 

일반병상 감염관리도 심각한 상태다. 정부가 무증상·경증·중등증 환자는 음압격리실이 아닌 일반병상에서 우선 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지만, 실제로는 일반병상에 코로나19 경증환자뿐만 아니라 위중증환자들도 입원하고 있다.

그러나 위중증환자를 담당할 의사나 간호인력이 없거나 인력 부족으로 위중증환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증환자 중 중증도가 높아진 환자가 발생해도 적정한 이송치료가 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되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중증환자 치료와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17일 이후 하루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는 의료인력 마비와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비상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는 급격한 방역완화와 준비없는 일상회복 조치를 일시 중단하고, 의료역량의 한계치를 고려하여 확진자 폭증과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비상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위중증환자에 대한 적정 치료대책과 위중증 병상 확보대책을 마련하고, 방치되고 있는 200만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대책과 치료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병원 내 집단감염을 막고, 의료인력 마비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환자 치료·관리대책과 병원 내 감염 예방조치를 전면 재정비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인력 지원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정부는 병원을 집단 감염의 온상으로 만들어 의료 체계를 마비시키고 병원의 수많은 의료진들과 환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정부는 대책 없는 방역 완화를 중단하고,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의료 인력 확충 등 감염병 대응에 필수적인 조치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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