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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확대’ 삼성은 이미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원격진료 기반 u-헬스케어 사업에 필요한 각종 의료기기 품목허가 획득

"재벌기업이 의료법 개정 주도하는 숨은 세력" 의혹도 제기돼

보건복지부가 결국 '뜨거운 감자'를 집어들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의료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은 예고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양 쪽이 원격의료 허용에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공통적으로 꼽는 사항이 바로 대기업과 관련 업체의 u-헬스케어 사업 추진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30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시도하는 원격의료 도입은 재벌IT 기업, 병원자본, 의료기기회사, 민간의료보험사 등에게 특혜를 주고자 하는 의도”라며 “바로 이들이 정부의 원격의료 사업의 실질적 수혜자이며 정부의 입법을 주도하는 숨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더욱 짙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같은 날 전국의사총연합은 "기재부, 미래창조과학부가 IT업체, 재벌기업들과 야합해 추진하고 있는 원격의료는 대다수 병의원의 직접진료를 빼앗고 망하게 해 몇 개의 IT업체, 재벌기업들이 모든 의료 이익을 독점할 목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이 근거가 없지 않다.

대기업들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의구심을 제기할만하다. 특히 삼성전자를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초음파 진단기 전문업체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의료기기사업에 뛰어들었다.

200명이 넘는 인력을 갖춘 의료기기사업팀을 별도로 꾸리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의료기기 신제품을 속속 개발해 허가를 받았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의료기기 제품을 보면 이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품목허가를 획득한 '혈액검사용기기'는 음반CD 크기의 혈액검사용 디스크에 소량의 혈액을 주입한 후 혈액검사기에 삽입하는 간단한 프로세스만으로 당뇨·간·콜레스테롤·심장·신장 질환 등 총 19개 검사항목을 진단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8월에는 융복합 의료기기인 '카드형 혈압계'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카드형 혈압계는 IT(스마트폰)와 BT(혈관탄성도와 맥파전달속도) 기술이 결합된 휴대형 제품으로 ▲자동전자혈압계 ▲카드형 혈압계 ▲스마트폰 등으로 구성돼 혈압 및 심전도 등의 생체신호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기능이 구현된다.

▲ 이미지 출처 :식약처 의료기기 제품 정보

올해 들어서도 '휴대형 의료영상전송장SW'와 '내장 기능 검사용 기기' 제품의 허가를 받았다.

올해 10월 허가를 획득한 휴대형 의료영상전송장치SW(모델명 Samsung MoVue)는 의료영상 저장전송장치에 저장된 의료영상을 의료진의 스마트폰 등 이동장치로 전송해 확대·축소·조회하는 기능이 구현되는 소프트웨어다.

이 제품은 정부가 입법예고한 원격의료 허용 법안과 딱 맞아떨어지는 기능이다.

지난 3월 허가를 받은 내장 기능 검사용 기기(모델명 SH-V20H 등 2개)는 혈당 수치, 혈압, 체중 등 기기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건강평가 관리를 위해 사용자와 의료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제품 외에도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의료영상 전송장치SW, 자동전자혈압계 등의 의료기기 제품 허가도 받았다. 

또한 국내 한 의료정보 전문업체와 손잡고 갤럽시탭을 활용한 '모바일 병원서비스 사업'을 위한 솔루션도 실용화 단계까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의료기기 제품을 살펴보면 결국 이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원격진료를 기반으로 한 U-헬스케어란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삼성 '의료민영화 보고서' 또 수면 위로 떠오를 듯일각에서는 삼성이 원격의료 허용을 이미 염두에 두고 관련 의료기기 제품 개발을 추진해 왔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원격의료 허용 법안을 밀어붙이는 배경에 삼성그룹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혹 제기도 잇따랐다.  

앞서 지난 MB정권에서 지식경제부 주도로 2010년 10월부터 시작돼 올해 3월 완료된 '스마트케어 시범사업'으로 이런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염두고 두고 진행된 이 사업에는  SKT, LGT,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대기업과 국내 'BIG4' 병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고혈압, 당뇨병 등 1만2,000명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사업은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이 지지부진하자 당초 목표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올해 3월 종료됐다.

눈여겨봐야 할 건 이 사업에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생명, 삼성서울병원 등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8월 당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지경부가 제출한 스마트케어 시범자료 관련 자료를 근거로 "지경부의 의료민영화 시범사업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주축이다"며 "지경부가 의료민영화 사업을 꼼수로 추진하는 이유가 삼성 때문이라면 국민의 분노를 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9년 11월 보건복지부는 5억원을 들여 삼성경제연구소와 ‘미래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산업 선진화 방안’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바 있다.

일명 '의료민영화 보고서'로 불리는 이 보고서에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의료서비스 추진 유망 분야로 원격의료와 예방의학, 재활치료, 건강진단, 환자대상 교육 등을 꼽았다.

특히 예방의학과 재활의학, 건강검진, 환자교육 등을 건강관리서비스 영역으로 보고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삼성은 기존의 영리병원 허용 추진과 함께 건강관리서비스 및 원격의료를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시장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며 "기존의 병원 자본출입을 허용하려는 것에 더해 ‘건강관리의 시장화’와 ‘원격의료 허용’을 의료민영화의 새로운 우회로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나마 원격의료 허용 법개정이 무산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런 의혹들이 현 정부의 법개정 추진으로 또 다시 표면화될 조짐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지난 30일 “결국 정부가 시도하는 원격의료 도입은 재벌IT 기업, 병원자본, 의료기기회사, 민간의료보험사 등에게 특혜를 주고자 하는 의도”라며 “바로 이들이 정부의 원격의료 사업의 실질적 수혜자이며 정부의 입법을 주도하는 숨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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