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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코로나 이후 의료폐기물과 환경 문제 대비해야이종희(엔젤로보틱스 RA팀 이사)

[라포르시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된지 2년이 넘었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코로나 초기 대응은 전 세계에 ‘K-방역’ 우수성을 알린 것은 물론 국내 의료기기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자 선별을 위한 체외진단키트, 한시적 원격진료 허용,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영상진단시스템 확산 등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코로나 시대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는 향후 의료기기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난제를 만들었다.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사용하고 감염을 막기 위해 방호복을 착용하며, 진단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하는 등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막대한 의료폐기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의료폐기물 이슈가 부각되지 않고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있는 만큼 코로나 이후 제기될 의료폐기물과 환경에 대한 고민을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경영을 선언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병원 역시 의료폐기물을 줄이고, 시설물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ESG 경영을 선언해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몇몇 대형병원들만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ESG 경영에 관심을 갖는 병원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병원들이 일회용 의료기기 사용을 줄이고, ESG 활동을 하지 않는 의료기기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의료기기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일회용 의료기기 생산·공급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환경 이슈가 의료기기산업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6가지 화학물질 사용을 규제한 RoHS(Restricted Hazardous Substances)와 튜브 등 PVC에 사용되던 DEHP 사용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많은 의료기기업체들이 큰 혼란을 겪은 동시에 직접적인 피해를 경험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추가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좀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환자들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친환경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업체의 제품 사용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단순히 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타 산업에서는 소비자 니즈에 부합해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조금 귀찮더라도 개인 텀블러를 가지고 카페에 가고, 친환경 플라스틱을 이용한 음식포장 용기를 사용하며, 포장 없이 물건만을 구매하고 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선택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고 있다. 또 화장품산업에서는 사용한 포장 용기를 버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용기 재활용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패션 업계 역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신발·의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보건의료산업계에서는 코로나 유행과 확산을 막고 환자 안전을 위해 일회용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환자 안전이 우선시되는 의료현장에서 의료폐기물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코로나처럼 전염력이 강한 질병 치료나 방역에 사용된 의료기기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전염의 원천이 되거나 방사능이나 독성이 있는 위험폐기물로 분류되는 것은 전체 의료폐기물 중 15%에 불과하며, 나머지 85%는 음식 용기, 포장재, 전염성이 없는 환자를 검사하기 위해 사용한 장갑 등이다. 이는 가정이나 회사에서 배출되는 폐기물과 유사하다. 개인적으로 이 85%의 의료폐기물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안전을 위해 일회용 의료기기 사용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이전만 하더라도 의료도구를 세척·소독·멸균 처리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의료도구를 재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일회용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말고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만을 사용하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없는 의료폐기물을 분리하고 일부 품목을 재사용하려는 노력들이 좀 더 환경 친화적인 의료기기 사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의료기기산업에서의 환경 이슈는 잠깐 비켜난 느낌이지만 이미 전 산업영역에서 환경 이슈는 기업 존폐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의료기기업체도 환경을 생각해 제품 포장을 간소화하고 케이스와 같이 안전성·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에서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 등 의료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의료기기업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료인, 의료폐기물 처리기업, 원자재 생산기업, 정책적 지원을 하는 정부기관이 모두 함께 노력해야만 의료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의료기기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닌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앞으로 <헬스인·싸>는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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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세라 2022-02-14 08: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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