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도 감염 집중돼 폐렴 유발 적고 중증화율 낮아"
숙주 활동성 유지하며 전파력 커져 우세종화

[라포르시안]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그나마 이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중증화율이 낮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에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때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낮은 것일까. 

질병관리청은 27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오미크론 특집 브리핑'을 열고 관련 의료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특성을 반영해 수정·보완한 국민 행동수칙을 안내했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신청을 받은 질문에는 '오미크론이 이전 코로나에 비해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임상적 특징 등이 계절독감보다 더 위협적인지 궁금하다'는 내용이 많았다. 브리핑에 참석한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질문의 답변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상기도 감염에 집중된다 점을 꼽았다. 

김민경 교수는 "이전 델타 변이에 비해서 동물실험에서도 보면 (오미크론 변이가) 폐 조직에 침범 정도, 중증도를 일으키는 정도가 매우 낮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변이에 비해서 더 중증도가 낮은 이유는 바로 하기도가 아닌 상기도 감염에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체에서 '기도'는 호흡할 때 입과 코를 지나 폐에 도달하기까지 공기가 지나가는 길을 가리킨다. 이 중 상기도에는 코, 목구멍, 비강, 인두가 포함되며, 하기도에는 후두, 기관, 기관지, 세기관지가 포함된다. 기관지는 폐와 기관을 연결하는 공기통로다. 

델타 등 기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폐와 밀접한 하기도 부위를 중심으로 감염이 이뤄져 폐렴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오미크론은 상기도를 중심으로 감염이 이뤄져 폐렴 등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그만큼 바이러스가 쉽게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이 델타보다 2배 이상 전파력이 높아진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증상이 약하다보니 감염자가 진단받기 전까지 다른 사람과 더 많은 접촉을 할 가능성도 높다. 상기도에서 주로 증식하면서 독성이 약해지고 숙주의 활동성도 약화시키지 않음으로써 전파력이 더 커진게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를 밀어내고 우세종화한 이유로 볼 수 있다. 바이러스 변이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를 거듭한 셈이다. 

앞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 연구팀이 2021년 12월 4일부터 17일까지 의료원에 입원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임상특성 및 경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 감염 후 입원 당시 증상은 환자의 47.5%가 ‘무증상’이었다. 증상이 있는 52.5% 환자도 인후통(25%), 발열(20%), 두통(15%), 기침 및 가래(12.5%) 등 전반적으로 약한 감기 증상을 보였다.

입원 당시 전체 환자 대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해 폐렴 유무도 확인한 결과 15%에서 무증상 또는 약한 폐렴소견이 발견됐다. 입원 후 임상경과 추적관찰에서도 이 같은 증상이 평균 5~10일 정도 나타났다. 기침과 콧물・코막힘과 같은 증상은  7~10일 동안 지속된 후 사라졌다. 퇴원할 때까지 산소공급치료가 요구되는 환자는 한명도 없었다. 

김 교수는 "국외 데이터를 보면 델타 변이에 비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시) 오히려 입원율은 3분의 1 정도로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다만 워낙 전파력이 높다 보니 걸리는 환자, 환아 수도 많아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중증환자도 조금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계절독감과 비교시 전파력은 (계절독감보다) 조금 더 세고 중증도도 조금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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