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
사진 왼쪽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

[라포릐안] 폐기능이 안 좋은 사람은 당뇨병 발병도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교신저자),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2009년 3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건강한 성인 중 당뇨병이 없고 6년 간 폐기능검사를 받은 기록이 2회 이상 있는 1만7,568명(평균 45.3세)을 대상으로 당뇨병 발생과 폐기능 간 연관 관계를 비교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폐기능검사 종류는 노력성 호기량(FEV1), 노력성 폐활량(FVC), FEV1/FVC 비율, 노력성 호기 중간유량(FEF 25~75%) 등 4가지이다. FEV1/FVC 비율은 기도 폐쇄성 유무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도가 좁아지면 공기저항이 증가해 수치가 낮아진다. 노력성 호기 중간유량(FEF 25~75%)은 말초의 소기도 기능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분석대상을 폐기능에 따라 최저값(1분위)부터 최대값(4분위)까지 사분위수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만7,568명 중 152명(0.9%)이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당뇨병 발병과 다중 변수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나이·성별·체질량지수를 보정하고도 FEV1/FVC 비율이 78~82%인 그룹이 86% 이상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 확률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 저항을 대변하는 FEV1/FVC 비율이 건강한 성인에게서 미래의 당뇨 발생률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확인되었다.

특히 동일인에서 6년간 추적한 폐기능과 당화혈색소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폐기능 검사(FEV1, FVC, FEV1/FVC 비율, FEF 25-75%) 수치가 낮을수록 당화혈색소는 높아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당뇨병은 고혈당이 장기간 지속되는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당뇨 환자에서 만성 염증으로 인한 폐활량 저하에 대한 사전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으며, 반대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만성기도질환자에서 당뇨병의 발생에 대한 연구 또한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성인을 수년간 추적해 폐기능과 당뇨병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논문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비당뇨인의 6년간 추적 폐기능과 임상적 특성, 당화혈색소를 포함한 혈액검사 결과를 대규모 데이터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폐기능 저하와 기도 저항이 폐뿐만 아니라 혈당 변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규명되었으며, 폐 건강관리가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분비학회 공식 학술지인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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