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은혈압계 도입 위한 비교평가연구 결과
연령·성별 특성 따라 수축기·이완기혈압 차이..."지속적 기기 질 관리 필요"

비수은자동혈압계인 Micirolife Watch BP office AFIB를 사용해 혈압 측정을 하는 모습.
비수은자동혈압계인 Micirolife Watch BP office AFIB를 사용해 혈압 측정을 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수은혈압계는 지난 100여 년간 혈압측정의 표준 측정기기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수은의 환경적 유해성으로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국제협약’이 발효된 2020년부터 수은혈압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국내에서는 수은폐기물 안전처리를 위한 분류 및 처리 기준 신설 등 관련 규정 정비 기간을 거쳐 작년 7월 말부터 수은을 함유한 체온계·혈압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관련 기사: 수은혈압계·체온계 등 사용 금지 '미나마타협약' 국내 비준 완료>

현재 사용하는 비수은혈압계는 비수은청진법혈압계(청진법)와 비수은자동혈압계(자동혈압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고혈압 전문가 의견과 국제적 흐름을 반영해 자동혈압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자동혈압계로 변경시 고혈압 유병률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정식 적용 여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행한 <주간 건강과 질병·제15권 제2호>에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비수은혈압계 도입을 위한 비교 평가 연구(교신저자 질병청 만성질환관리국 오경원 건강영양조사분석과장)가 보고서가 실렸다. 

연구팀은 청진법(Greenlight 300)을 대체 표준기기로 삼아 자동혈압계를 교차 측정해 두 기기의 혈압 차이가 국제 검증 표준인 유니버설 프로토콜(Universal protocol, 허용범위: 평균 혈압 차이 5 mmHg, 표준편차 8 mmHg)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이러한 차이가 고혈압 유병률에 변동을 주는지 분석했다. 

분석에는 자동형먼저측정군 402명과 청진형먼저측정군 398명 등 총 800명이 참여했다.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51.2±17.5세(남자 44.3%, 여자 55.7%)였으며, 두 군 사이의 대상자 특성이나 혈압 측정환경은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 2개군 간 혈압 차이는 수축기/이완기혈압 1.1±6.5/-2.6±4.9 mmHg을 보여 수축기와 이완기혈압 모두 Universal protocol을 충족했다. 

수축기혈압은 자동형먼저군에서 청진형먼저군보다 편차가 적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이완기혈압은 측정순서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혈압 절대값 오차는 ≤10mmHg, 수축기/이완기혈압 89.2%, /92.5%로 Universal protocol 기준을 충족했다. 

다변량 분석상 두 장비의 혈압 차이는 혈압이 높을수록, 여자보다 남자에서, 팔 둘레가 작을수록 증가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수축기혈압 차이는 감소했고, 이완기혈압 차이는 증가했다. 

미국 고혈압지침 개정(JNC 7) 기준에 따른 정상혈압·고혈압전단계·고혈압 유병률은 자동혈압계 55.6%, 34.9%, 9.5%이고 청진법은 47.1%, 38.3%, 14.6%이었다. 고혈압 유병률은 자동혈압계에서 청진법보다 5.1%p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게 측정됐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자동혈압계는 수축기와 이완기혈압 모두에서 국제검증 표준인 Universal protocol을 충족했고 자동형먼저군에서 혈압 차이가 적었다"며 "하지만 고혈압 유병률은 측정순서와 상관없이 유의하게 과소평가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자동혈압계 도입 시 높은 혈압 구간, 작은 팔 둘레를 가진 경우 혈압 과대평가로 인해 고혈압 분류에 오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동혈압계는 여자보다 남자에서, 젊은 연령에서 수축기혈압 차이가 크고, 고령에서는 이완기 혈압 차이가 커서 이로 인한 고혈압 분류에 오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자동혈압계는 측정오차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교 평가를 통한 정확도와 신뢰도 높은 자동혈압계를 선정해 도입하더라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적용 시 지속적인 기기 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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