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이 모두 있으면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가정의학과 정동혁, 박병진, 이성범(사진, 왼쪽부터) 교수팀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만성적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콩팥병과 간의 지방함량이 5%를 초과하는 지방간은 유병률이 각각 13.4%, 25%에 달하는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병이다.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위험인자를 공유하기 때문에 함께 발병하기 쉽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말기신부전을 대상으로 해 만성콩팥병 초기 단계인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을 동시에 지닌 경우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정동혁 교수팀은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이 동반된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살펴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 혹은 석회화로 협착돼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답답함,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근경색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정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20세 이상 성인 1만 6,531명을 정상군, 초기 만성콩팥병만 있는 군, 지방간만 있는 군,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 모두 있는 군으로 나누어 평균 50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이 모두 있는 군은 정상군 대비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이 7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심장질환 발병률을 누적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초기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이 동반된 군은 추적 관찰 기간 내내 허혈성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다른 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말기신부전뿐 아니라 초기 만성콩팥병도 지방간과 동반된다면 허혈성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대폭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병원측은 특히 만성콩팥병과 지방간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면서도 동시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 건강 관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정동혁 교수는 “만성콩팥병과 지방간 모두 조기 발견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저염식, 운동, 금연 그리고 적절한 수분 섭취를 통해 일상 속에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와 더불어 건강검진을 통해 단백뇨 및 신장 수치 확인과 간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관련 질환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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