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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거점공공병원에 절실한 건 '의료인력'...공공임상교수가 대안공공의료 강화 정책토론회서 '공공임상교수제' 필요성 공감대
"우수한 자원을 수평적 재분배해 공공의료 현장 미충족분 채워줘야"

[라포르시안] “서산은 기차역이 없습니다. 서울가는 첫 고속버스가 6시인데 항상 연세 많은 환자들로 만석입니다. 우수한 의료자원의 수평적 재분배를 통해 부족한 공공의료 현장에서의 수요를 채워줘야 합니다. 단 한 명의 지원 인력이 우리에게는 너무 소중합니다.”

‘지역 공공의료 강화, 의사 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최우선 과제다’라는 주제로 공공의료 정책토론회에서 의사 수 부족에 따른 지방 의료현실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이를 위한 해법으로 공공임상교수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전국지방의료연합회가 주관하고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국립대학병원협회, 지방의료원연합회, 김성주·남인순·박찬대·배진교·배준영·성일종·신현영·이용빈·허종식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공공의료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김영완 서산의료원장은 병상 수를 비롯해 전문의를 포함한 의사 수 등 대부분 의료자원이 대도시에 비해 열악하고 이는 충남 진료권 내 환자들의 저조한 관내 의료이용률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료원장은 “서산에는 종합병원이 2곳이 있고 당진시에는 1곳이 있지만 상급병원은 없다. 태안군은 심지어 종합병원조차 없다”라며 “이런 이유로 서산과 당진은 2차 의료 서비스를 어느 정도 제공하고 있지만 태안군은 굉장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지역의 의료 서비스 질이 갈수록 낮아지고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추구하기 위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의료원장이 공개한 지역별 관내 의료 이용률을 보면 서울은 87%인데 비해 충남은 65%, 서산은 51%, 당진은 47%에 그치고 있다.

그는 “환자들은 6시 첫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데 겨울이나 여름이나 항상 연세 많은 환자들로 만석이다”라며 “그 환자들은 서울로 올라가 터미널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의사 부족 해결의 일환으로 진행된 파견사업도 ▲진료의 연속성 ▲국립대학병원과 지방의료원 간의 진료의 네트워크가 미비 ▲소속감 결여 ▲기존 의사와의 근무 형평성 등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 의료원장은 “서산의료원 임상 과장의 평균 재직기간은 8.2년인데 반해 파견온 의사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1.15년이다”라며 “진료실적도 임상 과장은 1년에 약 8,500여 명을 보는데 파견 인력은 약 2,600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영완 서산의료원장.

“의료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환자들에게 중요한 진료의 질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김 원장은 토로했다.

그는 “의료질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보가 우선이지만 일각에서 논의되는 공공의료 인력 부족 등의 해결안을 보면 너무 안일하고 오지 않을 지원군처럼 느껴진다"며 "의료부문에서 활동 중인 우수한 자원을 수평적 재분배로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부족한 공공의료 현장에서의 수요를 채워줘야 한다. 공공임상교수 도입이 시의적절한 해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강원대 국립강원대병원의 조희숙 교수는 과거 의료 취약지역의 공공의료 개념으로는 건강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을 맞출 수 없다며, 의료 자원의 분포와 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숙 교수는 “지방의료원에 공공의료의 책임이 주어지고 있는데 시설이나 장비는 정부에서 예산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으로 안 되는 것이 의료인력”이라며 “지방의료원 원장들에게 미충족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면 모든 부분이 기승전 인력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소에서 35개 지방의료원 원장을 대상으로 의료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설문에 우수한 인력 확보를 꼽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현재 지방의료원이 지역 책임의료기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충원 의사 수를 1,400명 정도로 예측했다.

조 교수는 “지역의료원에 파견하는 교수만 뽑는다면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서 지방의료원을 책임지고 전반적인 의료의 수준을 끌어올린다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돼야 한다”며 “해당 병원의 학생, 인턴, 전공의들도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을 많이 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등에서 지방 의료원에 파견되시는 한 두명의 의사만이 필수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국 차원에서 지방의료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주장이다.

강원대병원의 조희숙 교수.

파견 의사의 경우 파견 기간 동안 신분의 불안정, 자기 발전의 기회 상실 등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공공임상교수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 임상교수를 학교가 아닌 권역책임의료기관의 병원장이 발령을 하고, 인건비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받는 대신 진료 수당은 근무하는 기관에서 받는 형태를 제안한 바 있다”며 “이렇게 하면 공공의료에 대해서 집중할 수가 있고, 대학 교원으로서도 학사 업무들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진료 및 연구 활동에 있어서 공공의료라는 부분을 더 특화 또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임상교수제가 자리매김하면 의료인력 분배 효율과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의료인력 정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공임상교수제가 시범 사업을 거쳐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선발 관리 체계 및 구체적 지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숙 교수는 “시범사업으로 당장 공공 임상교수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도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라며 “법 개정과 예산 마련 등 정부와 함께 고민해야 되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범 사업이 끝나고 다시 제도화를 추진하면 단절이 되기 때문에 시범사업과 동시에 법제화 시행을 제안한다”며 “이를 위해 더욱 체계화된 시범사업단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공공 임상교수를 지역에 균형있게 배분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제안했다.

조 교수는 “지방의료원에 파견된 공공임상교수에게는 동기 강화를 위한 진료수당 지급이 필요한데 시도에서 적극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줘야 가능하다”며 “시도와 권역 책임 의료기관, 지방 거점병원 간의 거버넌스 구축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임상교수와 함께 전공의가 지방의료원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공공임상교수 한 명이 파견돼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제한적이다. 전공의 인력도 필요하다"며 "공공임상교수와 함께 지방의료원에서도 전공의 수련을 할 수 있는 제도의 개편 및 지원도 있어야 한다. 이럴 경우 해당 전공의도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만큼 예산 지원도 정부에 부탁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사진 왼쪽부터 의사협회 이정근 부회장, 보건노조 정재수 정책실장, 복지부 신욱수 공공의료과장.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대한의사협회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기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근 의협 부회장은 “단지 임상교수라는 타이틀을 붙이거나 국립대병원 정원을 배정받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공공 임상교수 제도 역시 지역 의사 제도와 동일한 전철을 반복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임상교수 제도 취지와 효과를 위해 의료적인 접근 외에도 지역사회 문화, 교육, 경제 전반에 걸친 사항을 함께 고려해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유인 기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의료기관 재기능 정립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공공임상교수제 실행을 위한 기본 접근이 권역책임의료기관과 지역 거점 공공병원으로 분류한다고 할 때 이는 결국 의료전달체계로 귀착하게 된다”라며 “공공의료와 필수의료뿐만 아니라 응급의료까지 포함한 의료공급시스템을 위해선 의료전달체계 차원에서 주변에 민간의료까지 함께 연계해 설계해야 하고 이를 통해 각 의료기관이 제 기능을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적인 공공의료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민간의료기관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되거나 겹치지 않도록 해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의료 인력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 의사 인력 수급의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우선 의사 인력 수급 사항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라며 “국가 차원에서 신뢰성과 정확성을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의사 인력의 근무 현황 및 전공 선택 동기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선행돼야 하고 인구 구조 변화 및 향후 의료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한 다양한 시뮬레이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의사 정원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정재수 정책실장은 “의사인력의 절대량이 부족한 문제를 놔두고, 질 좋은 공공병원을 만드는데 부수적인 정책적 수단만으로 접근하면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공임상교수 제도 찬반이나 구체적인 토론에 앞서 의사인력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고 의사인력의 절대량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 별도의 논의와 적극적인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의사 정원을 늘리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공공병원을 만드는 것, 양적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공공병원에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공공병원의 인력 공공의 강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신옥수 공공의료과장은 공공임상교수제도의 꼼꼼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옥수 과장은 “공공임상교수제를 설계하고 세팅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첫 번째가 신분 보장의 필요성”이라며 “공공병원의 필수 의료에 책임감 있는 진료와 공공의료 정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신분 보장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공임상교수 운영 평가와 관리, 병원 및 국가의 인센티브제 등 유인책을 비롯해 제도 운영과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의 법인 교수, 국립대학교 전임 교수, 정년이 보장되는 특별 임상교수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것이다. 현장 및 부서 TF를 만들어 충분히 검토할 생각"이라며 “의료현장의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 재원까지 고려해서 합리적인 신분 보장 모형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교육부 박창원 국립대병원지원팀장은 선시범사업 후제도마련을 제안했다. 박창원 팀장은 “공공 임상교수 제도는 시범사업을 우선 해 보고 이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거버넌스 구축 관련해서는 교육부가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공임상교수를) 정부가 직권으로 설정한다면 일원화된 관리 체계가 필요하겠지만 국립대병원의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 의료기관과 네트워크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면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및 지역 공공의료기관 간의 자율적인 거버넌스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제안하고 싶다”며 “이 제도가 국민 보건의료를 더 촘촘히 보장하고 의료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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