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휴(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사)

[라포르시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1일 보건의료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 포용복지국가위원회가 후보 직속 공정보건의료특보단과 정책 조율 뒤 도출된 내용으로 공공의료 확충과 환자 중심 의료접근성 확대 방안 등 다양한 정책이 제시됐다. 주요 발표 내용은 ▲거점별 공공병원 마련 ▲지역·공공·필수 의료 인력 양성 ▲지역 의료기관별 진료 협력체계 구축 ▲전국민 주치의 제도 등 4가지 큰 틀을 골자로 삼고 있다. 이들 공약은 보건의료산업 발전 방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요 정책 공약을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70개 권역 최소 1개 이상 병원 신축 혹은 민간병원 지원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또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을 통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긴급한 병상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해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자 했다. 이 같은 병원급 기관 확대는 보건의료산업 신시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충분한 확보를 약속하며 응급·외상·심혈관·암 같은 중증질환은 물론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와 같은 필수진료에 대한 국가 지원과 책임을 약속하고 있다. 이는 분야별 균형 있는 지원으로 특정 진료 과에 대한 수요 감소 해소와 동시에 관련 의료기기산업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역 의료기관별 진료 협력체계 구축 공약은 보건의료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후보는 보건의료 정책 공약 발표에서 병원 간 협력, 환자 이송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통한 지역 의료네트워크 강화를 언급했다. 물론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비용경제적으로 매우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반면 높은 민간 의존성으로 병원 간 협력체계 고리가 취약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환자와 병원에게 득이 되도록 의료기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ICT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보건의료산업분야에서 ICT 수요는 증가할 것이며, 연관 산업 규모 또한 확대돼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정보 표준화, 보안기술 정보 전달, 데이터 저장 및 공유방법을 통한 기술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기기산업만 보더라도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개별 의료기기에 적용돼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장비 사용만으로 측정 기록이 병원 전산에 자동 기록·분석돼 의사와 환자 간 실시간 진단결과 공유가 가능해졌다. 이는 개인정보 활용 확대뿐만 아니라 병원과 지역의료 간 진료협력 체계를 구축하는데도 4차 산업혁명기술인 ICT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이재명 후보의 정책 공약 중 마지막으로 언급된  ‘주치의 제도’는 노인·장애인·아동으로 시작하되 점차 전 국민 제도로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물론 주치의 제도는 본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주치의 제도의 산업적 의미는 1차 의원이 강화돼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에 있는 의원급 역할이 커짐으로써 각종 진단 및 의료장비 수요 창출을 예상할 수 있다. 

환자 관점에서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 가벼운 질환에도 큰 병원을 찾던 기존 행태에서 벗어나 의원 중심 주치의 제도로 의사와 환자와의 지속적인 유대와 건강상태 관리를 통해서 더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역 의원급에서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기기 수요 증가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지역 주치의 중심 비대면 진료 방식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도 나올 수 있다. 더불어 그간 장애인이나 노령인구, 사회적 취약 계층은 ICT 적용이 힘들었다. 최근 개발되는 웨어러블 기기 등은 착용만으로도 각종 의료정보를 실시간 받을 수 있어 주거지역 인근 주치의나 병의원 등이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사용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런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보건의료산업 발전 방향은 ICT 도입으로 병의원 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정보 전달과 스마트병원 수요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한 중점 육성 분야는 암 등 중증질환과 내외산소로 일컬어지는 필수진료 분야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 역할에 주치의 개념이 도입돼 노령인구·장애인·아동 등 사회적 배려대상이 적용될 수 있도록 수가제도나 진료비 경감에 정책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보건의료산업은 기존 특정 산업에 대한 발전방안보다는 사용자 혹은 환자 중심으로 생태계 조성 전환이 예상되며, 이를 통한 새로운 기술 도입과 함께 의료기기시장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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