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환우회, '헌혈자·수혈자 중심 헌혈증진 개선' 토론회 열어

[라포르시안] "환자나 환자 가족이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안타까운 상황은 발생하지 말아야"(이은영 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

한국백혈병환우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비대면 실시간 온라인으로 '헌혈자·수혈자 중심 헌혈증진 개선방안 토론회'를 했다. 

토론회는 김형기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의 주제발표에 이어 백경순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 임영애 아주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조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과 다회헌혈자 이기연·임종근 씨와 주부헌혈자 송유현 씨가 패널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안기종 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헌혈자와 수혈자 중심에서 헌혈증진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우리나라 혈액 부족의 원인으로 고령화로 인한 혈액 수요 증가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부족, 헌혈·수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 헌혈자가 아닌 헌혈의집·헌혈카페 중심의 운영시간으로 인한 제약, 대가성 헌혈기념품으로 혈액 부족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헌혈 및 수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헌혈의집·헌혈카페 운영 시간 확대와 헌혈증진 활동을 담당할 수 있는 전담인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안 대표는 “헌혈자와 수혈자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바람직한 의견을 제안하는 오늘 토론회가 헌혈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나비효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임영애 교수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올해가 혈액 수급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 한 해였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혈액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급을 늘려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 주민이 헌혈추진협의회를 구성해 함께 헌혈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복지부 백경순 과장은 "헌혈은 이웃을 돕는 대가 없는 순수한 생명 나눔으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헌혈 문화가 튼튼한 토대 위에 세워질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충분한 홍보를 필요로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자발적인 헌혈 기부문화 조성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40대 직장인으로 204회 헌혈을 한 이기연씨는 헌혈기념품 문제를 지적했다. 

이씨는 "혈액이 부족할 때 1+1 행사를 많이 하는데, 이런 식의 홍보이벤트는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헌혈을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제도로 운영하되, 기념품이 헌혈 자체를 의미 있는 행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사무처장은 자신이 수혈 받았던 경험을 전하면서 "환자나 환자 가족이 직접 헌혈자를 구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은 발생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혈액정책 입안자나 혈액사업 관계자들을 비롯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치료 받는 환자가 자신을 치료할 약을 직접 구하는 것과 같은 이런 어처구니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혈액 부족 상황이 심각하다. 

헌혈 실적도 헌혈자 기준으로 2018년 148만명, 2019년 142만명, 2020년 128만명으로 줄었고, 헌혈 건수도 2018년 288만건, 2019년 279만건, 2020년 261만건으로 감소 추세다. 

이로 인해 작년 한해 환자보호자가 지정헌혈을 하는 방법으로 헌혈자를 직접 구한 횟수가 7만 7,151건이나 된다. 

그동안 혈액이 부족할 때 임시방편 역할을 했던 영화예매권이나 문화상품권 1+1 등 헌혈기념품 추가 지급도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