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연 교수.
한지연 교수.

[라포르시안] 폐암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복합요법이 EGFR 돌연변이 폐암의 전체 환자군 생존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흡연력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 폐암센터·혈액종양내과 한지연 교수는 유럽·싱가포르 등 국제적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이같이 입증하고, 해당 성과를 해외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고하는 치명적인 암이지만 최근 정밀의료 실현으로 생존율이 눈에띄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치료 표적이 되는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사용하는 표적치료제가 정밀의료 실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 폐암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폐암이다. 1, 2세대 EGFR 저해제를 사용하고, 내성이 생긴 경우 3세대 EGFR 저해제인 타그리소 사용이 표준치료이다.

최근 EGFR 저해제와 아바스틴의 복합 투여 시 상승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돼 타그리소와 복합요법으로 환자 무진행 생존율 증가를 확인하기 위한 2상 비교 임상시험이 시행됐다.

이번 연구는 유럽폐암연구기구인 ETOP(European Thoracic Oncology Platform)와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 및 싱가포르가 함께 참여한 국제 다기관 임상연구로 진행됐다. 155명의 환자를 타그리소-아바스틴 복합 투여군 78명과 단독 투여군 77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 복합 투여군은 단독 투여군에 비해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 15.4개월 대 12.3개월, 1년 무진행 생존율 60.3% 대 50.8%로 수치상 약간의 개선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흡연력을 가진 환자군에서는 복합 투여군이 단독 투여군에 비해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 16.5개월 대 8.4개월, 1년 무진행 생존율 69.4% 대 35.4%로 약 2배 정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무진행 생존율을 개선했다.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한지연 박사는 “이번 임상연구는 전체 환자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본래의 연구 목표를 충족하지는 못했으나 보통 예후가 나쁜 흡연자 폐암에서 병용요법 치료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다양한 임상연구로 난치성 폐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해법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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