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 종별 폐업률 분석 결과...병원급 가장 높아
수도권 환자 쏠림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 상실

[라포르시안] 중소병원의 경영난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폐업률을 조사한 결과 의료기관 종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학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 더 심화된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친 영향으로 분석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5년간 의료기관 종별 폐업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하는 의료기관 현황 및 의료기관 폐업 현황 자료를 참조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의료기관 평균 폐업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대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병원급 의료기관 폐업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7%대 수준으로, 의료기관 종별 중에서 병원급 폐업률이 줄곧 가장 높다. 2020년 기준 병원 폐업률은 5.8%인 반면, 종합병원 3.0%, 요양병원 4.9%, 의원 3.4%였다.

최근 5년간 의료기관 종별 건강보험진료비 총액을 보면 병원급의 진료비 누적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가장 높았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의료기관 종별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누적증가율은 상급종합병원 42.5%, 종합병원 44.7%, 병원 29.4%, 요양병원 29.2%, 의원 32.5%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 폐업률을 6개 권역별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전라권이 다른 권역에 비해 높았다. 2020년 기준 전국 병원 평균 폐업률은 5.8%, 전라권은 8.8%였다.

전라권의 병원 폐업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이유는 전남 지역 인구감소 현상이 뚜렷하고, 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폐업률을 법인사업자와 비교한 결과 병원급 의료기관과 법인사업자의 폐업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에는 병원급 의료기관 폐업률이 오히려 법인사업자보다 높았다. 

특히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해당 지역 병원의 폐업률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부산대병원 설립 전 경남지역 병원 폐업률은 각각 5.9%와 7.0%로 전국 평균인 10.6%와 11.0%보다 낮았다.

그러나 양산부산대병원 설립 이듬해인 2009년 경남도내 병원 폐업률은 9.9%로 전국 병원 평균 폐업률인 8.1%보다 높았다.  2010년에는 14.1%(전국 10.6%)로 병원 폐업률이 더 상승했다. 이어 2011년 12.7%(전국 10.2%), 2012년 9.7%(전국 9.1%)로 수 년째 전국 병원 평균 폐업률 보다 경남지역 병원 폐업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의료정책연구소는 2010년 해운대백병원이 추가로 신설되면서 경남지역 병원 폐업률은 더 가속화 되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산침례병원을 대표적인 폐업 사례로 꼽았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사면허라는 진입장벽이 있는 병원의 폐업률이 일반 법인사업자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라며 "문재인케어 시행 이후 지역 중소병원 폐업 사례가 늘고 있음에도 최근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분원 설립을 추진하는 현상을 보고 있으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우 소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무분별한 병상 확장을 억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병상수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은 지역사회에서 건강증진, 질병예방, 건강관리서비스 등의 역할이 강화되도록 관련 수가와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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