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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치료를 넘어 돌봄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이진휴(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감사)

[라포르시안] 각 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고 활발해지는 선거운동을 보며 새삼 우리나라의 역동성을 느끼게 된다. 한때 복지는 포퓰리즘의 대명사이기도 했고 재원 부담에 대한 반발도 거센 만큼 함부로 말을 꺼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의료보장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복지는 시혜가 아닌 기본권이라는 국민적 담론 또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동안 보건의료에서 우리 사회가 중점을 둔 부분은 치료다.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비급여를 정비하고 재원을 늘려나갔으며 이를 통해 본인부담금이나 질병으로 인한 재난적 파산을 막는데 주력했다. 물론 현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여러 분야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보였고 이를 통한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장벽은 높기만 하다. 몇 가지 예를 통해 의료체계에 대한 환자 중심의 정책보완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대학병원에서 수술한 중증환자가 퇴원할 경우 거동이 불편하고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함에도 환자는 알아서 병원에 입원하거나 혹은 집에서 처치하든가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입원실의 만성적인 부족으로 인해 환자가 편안히 느낄 수 있는 여유 있는 입원은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의료 사각지대가 여전하다.

둘째 고령 환자가 자주 겪는 골절 등의 치료 목적으로 입원 후 퇴원 시 근 감소로 인해 거동의 불편이 있지만 물리치료 등 추가적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병원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주변의 도움 없이 움직이는 것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개인 알아서 해야 한다. 결국 무리한 이동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신체적 불편이 왔을 때 어느 진료과목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이 오로지 나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전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고도의 수련을 받은 전문의들이 있는 병원들이 있지만 정작 내가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곳은 주변 지인이거나 아니면 근처 의원을 방문해 알아가는 방법뿐이다.

결국 이 모든 의료 사각지대가 생기는 원인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단지 의료인과 환자의 비대칭이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과거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환자와 의료인 간 비대칭 문제도 존재한다. 항상 이용하는 주변 약국도 내원자에게 복약지도를 하면서 처방전으로만 이야기할 뿐이지 더 이상의 건강 상담을 해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기저질환으로 인해 여러 약제를 복용 중이거나 과거 복용 이력에 대한 질문도 오로지 환자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 고령시대를 맞이하고 4차 산업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왔지만 보건의료분야는 아직 이 기술을 모두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 질병으로 인한 처치를 넘어 완전한 치료가 이뤄지는데 필요한 것은 관리다. 특히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의료인의 특화된 관리를 받는 것이 치료효과를 높이고 환자 안전을 위한 방법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응급구조사 등 다양한 영역이 있다.

또한 특별한 음식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 영양사나 조리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염분과 칼륨 등 제한식을 섭취해야 하지만 주변에서 그 지식을 얻기 위한 지식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도시 집중화로 인해 인구가 많지 않은 지방은 환자의 이동, 처치, 관리, 재활, 영양 등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지금보다 높은 치료 효과와 환자 삶의 질에 대한 실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보건의료시스템이 치료에서 돌봄으로 눈의 돌려야 하는 이유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환자 이송, 방문간호 및 간병, 재활 등에 대한 유기적 연결고리를 만들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진료전달체계의 문제를 넘어 환자 입장에서 이송부터 치료 그리고 관리까지 다양한 직역 전문가들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끊어진 곳을 연결한다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더불어 국민이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특히 치료에서 돌봄으로의 전환은 규정과 수가 조정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적 뒷받침이 필요하며 환자이송을 위한 체계, 환자가 필요한 정보의 관리, 운동량의 측정, 재택에 따른 방문 간호와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검체 채취기구 및 현장 정보 전송 등 다양한 방법의 연관 산업이 수반돼야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무선데이터 전송망을 갖추고 있다. 정보 및 데이터 전송에 따른 비용은 낮으며 공공분야에서의 활용에 전혀 지장이 없고 병원마다 자체 전산망을 구축해 모든 정보를 실시간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내적 구조는 이미 갖추고 있으며 필요한 것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단말기 그리고 IoT(사물인터넷)가 탑재된 의료기기다. 의료기기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있다. 2021년 3/4분기 의료기기 수출액은 47.6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진단시약이 11.9억 달러로 여전히 강세를 누리고 있지만 이를 이어받을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는 아직 준비 중이다. 의학 연관 산업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라 가장 보수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실제 임상에 적용되지 않은 제품은 수출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혁신기술에 대한 국내 시장 형성이 지원돼야하며, 이를 통한 입증이 필요하다.

더불어 전 세계적 추세인 인구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요구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잠재시장 또한 매우 크다. 이제 우리도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치료 범위를 넘어 환자 입장에서 돌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인이 힘을 합치고 나아가 산업 구조적 변경을 통한 신규 사업과 기술을 통한 내수 활성화와 산업화에 대한 공공재 시각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앞으로 <헬스인·싸>는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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