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운동본부 등 기자회견 열고 재택치료 방침 폐기 촉구
"공공병원, 더 이상 돌려막기할 간호인력도 없어"

[라포르시안] 시민사회단체가 정부를 향해 재택치료 방침을 철회하고 병상⋅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 내팽개친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긴급호소문을 바라표하고 ▲정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재택치료 계획 폐기 ▲감염 확산을 막고 모두를 보호할 사회적 방역 시행 ▲민간 병상과 인력의 즉각적인 확충 ▲대선 후보들이 현재의 병상, 치료 위기를 극복할 방안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공약 제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긴급호소문에서 "재택치료로는 급격히 증상이 악화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살릴 수 없으며, 말이 '재택치료'지 실제로는 '자택대기'나 마찬가지"라며 "의료기관에서 관찰과 치료가 필요한데도 집에서 머물다 중증으로 악화되고 사망하는 일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정부가 병상이 남지 않아 입원대기자가 많은 현실을 은폐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가족감염의 우려가 크고 특히 고시원과 쪽방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들은 독립된 필수시설을 갖추지 못해 확진자와 공동생활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너무도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백신패스·재택치료...누군가에겐 '차별과 배제'로의 일상복귀>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지난 2년간 사실상 긴축재정 기조를 고집하면서 사회안전망 구축에 소홀히 하면서 반복된 코로나 대유행과 병상 부족 위기로 시민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감염 확산을 막을 긴급조치를 취하면서도 누구도 희생되지 않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사회적 방역을 펼쳐야 한다"며 "정부는 사력을 다해 병상을 확보하고, 민간병원의 긴급하지 않은 비응급·비필수 진료를 미루고 감염병 치료와 필수·응급환자에 집중하도록 병상과 인력 재배치를 강하게 명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선 후보들을 향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대선 주자들은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시민들의 요구를 귀기울여 듣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에 긴급조치를 촉구해야 한다"며 "또 다시 닥칠지 모르는 제2, 제3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라도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을 유권자 앞에 분명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공공의료 강화의 중요성과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수없이 강조됐으나 이렇다할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정부는 확진시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고,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민에게 치료의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 당장 재택치료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민간병상과 인력을 확충해 시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는 지역구 예산 챙기에만 혈안이고, 공공의료 확충 예산도, 보건의료인력확충 예산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친 정부와 국회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최은영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소속 간호사는 "재택치료는 ‘자택 대기중 사망 할 수도 있음’이라고 해석 된다. 말이 좋아 치료이지 방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1인 가구이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이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이나 장애인은위험상황에 처해도 전화조차 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파견의료인력이 아니라 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돌볼수 있는 인력을 추가로 확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간호사는 "정부는 인력이 부족한 병원에 파견간호사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현장에 필요한 건 1회용 인력이 아니다"며 "오는 3일 서울대병원에는 또 다시 코로나 중환자실(DICU 4)이 만들어진다. 이제 서울대병원에 마지막 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빼서 운영하게 되면 더 이상 돌려막기할 간호인력도 없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