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팀, 멀티오믹스 연구방법으로 규명

[라포르시안] 서울아산병원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센터장 홍수종)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생체시료를 멀티오믹스 방법으로 분석해 가습기살균제(Polyhexamethylene guanidine·PHMG)가 폐섬유화를 유발하는 기전과 관련된 유전자·단백질을 확인했으며, 이 기전이 소아와 성인에서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기전 연구들은 동물실험 위주였으나 이번 결과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폐 조직을 멀티오믹스(질병연구를 위한 여러 분자생물학적 정보들의 통합)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결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가습기살균제 폐섬유화 기전은 성인의 경우 매연·흡연 등과 같은 환경성 독성물질에 이미 많이 노출된 상태에서 PHMG 노출이 더해져 한계점을 넘으면서 TGF-beta 신호전달로 진행되는 반면 소아는 Integrin과 같은 다른 경로를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경로들이 최종적으로 세포와 조직사이의 공간을 채워줌으로써 세포를 보호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구조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ECM)의 리모델링을 거쳐 폐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폐 손상과 가장 유사한 특발성 폐섬유증 기전과 비교분석도 했다. 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폐 손상의 경우 ECM·Integrin 경로로 진행되는 반면에 특발성 폐섬유증은 WNT·Cadherin 경로로 진행돼 두 질환의 발병 기전이 다름을 확인했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한 동물실험에서도 재현됐다.

성인의 경우 TGFβ·SMAD 경로, 소아는 Integrin 경로로 각각 진행된 후 하위의 세포외기질 관련 인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줘 최종적으로 세포외기질 리모델링을 거쳐 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된다.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환자들의 폐 조직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멀티오믹스 통합분석에서 제시된 중요한 결과”라며 “폐 손상 및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다른 피해 증상과의 연계성 규명 및 향후 피해자들의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중요한 근거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해외 저명한 의학저널 ‘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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