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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비상계획 발동 상태...남은 건 '거리두기 복귀' 뿐비상계획 중 의료대응 여력 확보 한계치...거리두기 외 유용한 카드 없어
자영업자 등 반발 부담...정은경 "사람간 접촉 줄이는 정책 필요"

[라포르시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유행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의료대응 역량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악화되고 있다. 1000명이 넘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서울에서는 중환자 치료병상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병상 대기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환자 치료병상을 추가로 확충하려도 해도 의료장비나 의료인력 확충을 고려할 때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다.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다시 거리두기 방식으로 돌아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방법뿐이지만 자영업자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부담이 커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위드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상황평가 및 대응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것도 더이상 쓸 수 있는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이날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전체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2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강화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대책 발표를 미뤘다. 

현재 의료 전문가나 언론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사안은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발동 여부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위드코로나 전환 전에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에 따르면 일상회복 전환 과정에서 상정 범위를 초과한 중증환자, 사망자 발생이 지속되어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되는 경우 일상회복 전환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검토한다.

비상계획 실행 검토 기준은 ▲중환자실·입원병상 가동률 악화(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 또는 주 7일 이동평균 70% 이상인 경우)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급증 ▲기타 유행규모 급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부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비상계획은 일상회복지원원회 자문을 거쳐 중대본에서 결정한다. 

비상계획 주요 내용은 미접종자 보호 강화, 개인 간 접촉 최소화, 취약시설 보호, 의료대응 여력 확보 등을 중심으로 한다.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다수 다중이용시설로 확대해 미접종자의 감염 전파 차단을 강화한다. 개인 간 접촉 최소화를 위해 사적모임 제한 강화 및 행사 규모 제한·축소, 시간 제한 등을 검토한다.

이밖에 요양병원 등의 면회 금지 및 종사자 선제검사 등 고령층 밀집 취약시설에 대한 선제적 보호 조치를 실시하고, 긴급 병상 확보계획 실시 및 재택치료 확대, 인력 동원 등 의료체계 여력 확보를 위한 비상조치를 실시한다.

표 출처: 정부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중에서

정부가 비상계획 발동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미 주요한 비상계획 조치가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의료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긴급 병상 확보 계획이나 재택치료 확대,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면회금지 등의 비상계획 조치가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5일자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22개소) 대상으로 준중증 치료병상 402병상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예비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비수도권에 대해서도 수도권 환자 분산 수용과 향후 유행 확대에 대비해 준중증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이를 통해서 이달 24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환자 병상으로 총 1135개를 확보했고, 이 중 812개를 사용하고 있다. 중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일반 병상 대비 4~5배 간호사 인력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호인력은 이미 탈진 상태까지 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5일 "중환자실은 장비나 병상 확보가 어렵지 않지만 이를 치료할 의사·간호사 확충에 한계선이 있다"며 "각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중환자 치료 체계의 최대치까지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대와 사적모임 제한 강화 등 사실상 거리두기 방식으로 방역체계를 복귀하는 방안만 남아 있는 셈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가접종 면역도가 생성되기까지) 4주 동안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정책을 일부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며 "12월에 고령층 추가접종 완료를 목표로 집중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접종증명 확대와 사적모임 강화를 추진할 경우 여론의 지적과 자영업자 등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부의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영업제한이 겨우 완화됐는데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방역패스 확대 적용은 소상공인의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고강도의 영업제한이 강행될 경우 소상공인들의 울분을 모아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존 대응방식을 더 강화할 수 있지만 위드코로나를 후퇴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5일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아직은 거리두기를 더 전면적으로 더 강화를 한다든지 혹은 현재의 일상회복 단계를 멈춘다든지 그런 상황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중중 환자가 600명을 넘어섰고, 연일 20~30명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보다 확실한 방역강화대책을 포함한 비상계획을 발동하든지, 아니면 거리두기 체계로 다시 복귀하는 방안을 미루다가는 유행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의료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수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에 방역조치를 재정비하고, 비상계획이든 거리두기든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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