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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대, '비대면 진료'도 계속 함께 갈 수 있을까한시적 허용, 코로나19 유행 진정되면 자동종료
전문가들 "산업 활성화·진료 편의성만 내세워서는 한계성 있어"
1차 의료기관 중심 ‘대면진료’ 보완 역할 필요성 충분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회는 의료계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입법 및 규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법·제도적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16일 국회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수단이거나 산업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활성화가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벤처기업협회(회장 강삼권) 산하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회’(위원장 송승재)는 의료계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입법 및 규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법·제도적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비대면 진료’(원격의료)를 주제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전재수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회에서 주관했다. 

행사는 의료계 정부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 의견을 수렴하고자 주제발표 및 4인의 종합토론이 진행됐으며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비대면 진료가 공공적 의료시스템에서 순기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만성질환자의 상태가 담당의사에게 전달되고 지속적으로 상담이 이뤄진다면 관리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으며 성공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환석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해외 비대면 진료 현황을 소개하며 “일본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이미 비대면 진료 허가와 보험적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일본은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고 등록한 의료기관이 1%에서 15%로 증가했고, 캐나다의 경우 대면 진료가 22% 정도 감소할 정도로 비대면 진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국내에서도 원격의료 찬반논의에 머물지 말고 신속히 원격의료 기준 정립과 안전한 원격의료 제공 방안 등을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송승재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은 “이미 비대면 진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외와 2020년 2월부터 한시적 허용으로 이뤄져 온 국내 경험을 봤을 때 환자 치료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비대면 진료서비스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의료계와 합의 필요...법적 근거 마련돼야 가능"

주제발표에 이어 자유토론에서는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배민철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국장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 ▲김종명 성남시의료원 공공의료정책연구소장이 참여해 비대면 진료 시행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고형우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의해 한시적 비대면 진료(전화 상담·처방 진료 등)가 시행됐다. 하지만 만약 코로나 상황이 심각에서 하향단계로 개선되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자동 종료될 예정이고, 또 향후 감염병 예방법 하에서도 시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 과장은 “물론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와 강원도 원격의료 실증특례 등은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며 “정부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보완하고 취약계층의 의료사각지대 해소 방안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비대면 진료는 의료계와 합의는 물론 관련 가이드라인 등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건강보험 수가를 어떻게 적용할지 법적 근거를 수립해야 시행이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김종명 성남시의료원 공공의료정책연구소장은 “그간 비대면 진료는 산업계와 공급자 중심의 편의성과 의료비용 절감 측면에서만 논의돼왔다”며 “비대면 진료가 의료의 질과 국민 건강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에 대한 접근방식과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전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논의되는 것은 매우 폭력적이며 심각한 문제"라며 "현행 대면진료조차 낮은 의료서비스로 퀄리티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하물며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 활성화가 현행 의료전달체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을 주장하는 업체들은 현 의료전달체계 문제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한데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면 1차 의료기관의 위기의식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이런 문제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는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만성질환 환자를 체계적·포괄적·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 제도 하에서 의사가 환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대면진료를 줄이는 보완적 목적으로 시행해야한다”며 “더불어 행위별 수가가 아닌 ACO(Accountable Care Organization·책임진료기구)와 같은 가치기반 지불제도와 맞물려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 및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비대면 진료나 원격 모니터링은 만성질환자나 의료취약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논의돼 왔다”며 “복잡신경을 갖고 태어난 선천성심장질환 환자들은 서울에 살아도 갈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몇 곳에 불과해 의료접근성 측면에서 의료취약지나 격오지 환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방에 살더라도 환자가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충치 치료를 위해 예방적 항생제 복용에 필요한 소견서와 처방전을 받기 위해 월차를 내고 서울에 올라가 병원 소아심장 담당주치의를 만나야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가 시행된다면 중증 및 희귀질환 환자들의 단순한 교육, 복약, 식이 등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적기에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고, 경제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강화하고 보완해주는 역할을 강조하며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입원환자를 보는 내과 전문의로서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를 보완해준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의료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환자 중증도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 상급종합병원에서 1~2시간 대기해 외래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된다”며 “환자를 잘 아는 1차 의료기관 주치의가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해 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다면 대면진료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시적 허용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264만건 이뤄져...1만2천여개 의료기관서 실시  

한편, 비대면 진료는 2020년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발령되고, 24일 전화 상담·처방 진료의 한시적 허용 방안이 의결되면서 시행됐다. 이후 2020년 12월 15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과 시행이 이뤄져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가 시작된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비대면 진료건수는 총 264만7,967건으로 총 131만8,585명이 진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한 총 진료비는 409억원이다.

비대면 진료를 진행한 의료기관은 총 1만1,687개소로 전체 의료기관 7만969개소의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6곳 중 1곳이 비대면 진료 중인 것이다.

의료기관 종별 진료건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190만2,230건으로 전체 비대면 진료건수의 약 72%를 차지했다. 이어 종합병원 26만7,359건, 상급종합병원 21만2,691건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상대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60대 이상이 전체의 43%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면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질환은 고령층이 많이 겪는 고혈압이었다. 진료건수는 총 48만8,493건으로 청구액은 57억2,200만원이었다. 이어 ▲당뇨병(14만7,195건·17억2,300만원) ▲급성 기관지염(8만3,699건·11억원)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5세 미만 아동도 3만8,588명이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주로 급성기관지염이나 알러지 비염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지역별 진료건수는 서울(22%)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21.1%), 대구(11.2%) 순이었다. 제주(0.6%)에서 비대면 진료건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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