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난소암의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물질이 나왔다. 이 물질은 치료제가 정상세포를 제외한 암세포에만 반응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연세대의대 의학공학교실 성학준·윤효진 교수, 산부인과학교실 김성훈·이정윤·정영신·이용재 교수 연구팀은 난소암 치료제를 난소암세포까지 운반해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나노입자를 개발하고, 이를 마우스 모델에 적용해 실제 효능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현재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는 없다. 이로 인해 대부분 환자가 난소암을 말기에 발견하는데, 말기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30%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지 않다.

난소암은 그동안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고 남은 종양은 약물치료를 진행했다. 

하지만 약물 치료제 종류가 제한돼 있는 가운데 환자마다 약물치료 반응이 달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실정이다. 약물 치료제 또한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동시에 파괴하는 문제가 있다.

마우스 모델에서 치료제 단독 투여했을 때(회색)보다 난소암 치료제를 탑재한 나노베지클을 투여했을 때(빨간색) 암세포 크기를 더 줄일 수 있다.
마우스 모델에서 치료제 단독 투여했을 때(회색)보다 난소암 치료제를 탑재한 나노베지클을 투여했을 때(빨간색) 암세포 크기를 더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만 파괴하도록 치료제를 수송하는 물질인 암세포 유래 '나노베지클]을 만들었다. 

나노베지클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제 인체와 같은 인공 환경을 조성한 후, 난소암 조직에서 추출한 난소암을 배양해 난소암 칩을 개발했다. 난소암 칩을 마우스 모델에 적용해 실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난소암세포를 필터링을 통해 압출해 나노베지클을 생산했다. 난소암세포 유래 나노베지클은 세포와 세포 간 단백질·리보핵산(RNA)을 운반하는 드론과 같은 역할을 하는 엑소좀 모방체다. 나노베지클을 활용하면 난소암세포를 표적으로 치료제의 정밀한 운반이 가능하다. 나노베지클이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 정보를 그대로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나노베지클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실제 난소암이 발생한 환경을 재현했다. 3차원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틀을 만들고 고분자 섬유를 용해시켜 실제 혈액이 흐르는 것과 같은 환경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를 ‘3차원 미세혈관 네트워크’라고 이름 붙였다. 3차원 미세혈관 네트워크에서는 세포와 같은 생체 물질을 배양할 수 있고, 연구 목적에 따라 혈액량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3차원 미세혈관 네트워크에 실제 난소암 조직을 배양해 동물 또는 인체 이식 가능한 난소암 칩을 개발했다. 난소암 칩의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실제 난소암의 반응과 같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와 동일한 약물을 투입해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배양한 난소암 조직 반응이 환자 예후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3차원 미세혈관 네트워크를 통해 나노베지클의 효능을 확인하는 과정도 거쳤다. 정상 조직과 난소암 조직을 3차원 미세혈관 네트워크에 배양한 후 난소암 치료제를 탑재한 나노베지클을 투입했다. 

나노베지클은 정상 조직에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난소암 조직에서만 반응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제를 단독으로 투입했을 때보다 조직에서 암세포 수를 줄이는 치료 효과가 1.4배 좋았다. 

나노베지클의 효과는 마우스 모델에서 교차 검증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난소암 칩을 마우스에 이식해 치료제 단독 투여 결과와 치료제를 실은 나노베지클 투여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나노베지클을 투여했을 시에 암세포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1.8배 향상됐다.

성학준 교수는 “이번에 만든 난소암 칩은 치료제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며 “난소암 칩과 더불어 개발한 나노베지클은 치료제의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해 치료 효과를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