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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갠트리 속으로 날아든 '산소통'...침대·휠체어 빨려 들어간 사례도급여 확대로 MRI 촬영 건수 급증...환자 안전사고 우려 커져
촬영 전 금기사항·안전절차 철저히 준수해야
"MRI 기기 고장보다는 사람이 실수해서 일어나는 경우 대부분"
MRI 촬영 모습.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라포르시안] 자기공명전산화단층촬영장치(MRI)는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커다란 자석통(갠트리, Gantry) 속에 사람이 들어간 후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인체의 약 70%는 물이 차지한다. MRI는 물 분자(H2O)를 이루는 ‘수소 원자’가 자기장 내에서 고주파와 상호작용하며 특정 주파수의 전자파를 흡수·방출하는 패턴을 측정하고 이를 다시 영상으로 재구성해 인체의 해부학적, 병리학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상진단기기다. 

주로 근육, 인대, 신경(뇌질환, 디스크) 등의 가로 단면, 세로 단면, 정면 단면을 영상으로 확인해 병변을 검사하는 데 사용한다. 조영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고해상도 혈관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관련 기사: '쿵쾅쿵쾅, 따다다다' 공포의 MRI 촬영 소음이 사라졌다>

MRI는 작동 원리상 발생하는 자기장 세기가 셀수록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MRI는 3T(테슬라, 자장의 단위)급이 일반적이다. 1테슬라는 1만 가우스(지구자기장 약 0.5 가우스)에 해당한다. 3테슬라급 MRI를 가동할 때 발생하는 자기장의 세기는 강력하다. 

최근 한 병원에서 MRI를 이용한 영상촬영 검사를 받던 환자가 MRI 기기 안으로 빨려들어온 산소통에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이 확보한 현장에 있던 의료진 진술에 따르면 MRI 기기가 작동하면서 가까운 곳에 있던 높이 1.3m, 둘레 76cm 크기 산소통과 이 산소통이 실려있던 수레가 기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MRI 촬영시 환자는 강한 자성이 발생하는 갠트리(Gantry)라 불리는 초전도 자석 내부 원형통에 누워 있어야 한다. 갠트리는 환자 한 명이 들어가 누울 수 있는 원통형으로 생긴 좁은 공간이다. 이 사고 당시 무게 10kg이 넘는 산소통이 MRI가 작동되자 강한 자성에 끌려 갠트리 안에 누워있던 환자에게 날아간 것이다. 

MRI 촬영시 검사실 안에 금속 재질 물건이 있을 경우 강한 자성으로 인해 기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해외에서도 이런 사고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본의료기능평가기구(JCQHC)가 작성한 의료안전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7년간 MRI 검사실에서 반입이 금지된 산소통 등 금속 제품을 반입해 MRI 기기에 흡착되는 사고가 20건이날 발생했다. 

의료용 산소통 외에도 보행보조장치, 청소기, 운반용 침대 등이 MRI 기기에 흡착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이미지 출처: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기관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 발간한 의료기기 안전성정보지 중에서.

미국에서도 의료용 산소통 등이 MRI 작동 시 빨려 들어가면서 환자가 숨지는 의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에 알려진 미국 사례를 보면 MRI 갠트리 속에 누워있는 뇌수술 환자에 산소통이 날아와 사망한 사례, 환자 뇌동맥의 금속 클립이 빨려져 나와 사망한 사례, 심지어 공기탱크를 맨 소방관이 기계속으로 빨려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MRI 촬영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MRI 촬영 시 외부에 있던 금속물체뿐만 아니라 환자 몸 속에 삽입된 금속류 의료기구가 강한 자성으로 인해 몸 밖으로 빨려 나올 수 있다. 

때문에 MRI 촬영 전 검사실에 금속물체 반입을 금지하고, 자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금속 재질의 인체 삽입 의료기기를 한 환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MRI는 금속성 물질이 있을 경우 강한 자기장 사용에 따른 화상 위험이 있으므로 귀걸이, 목걸이, 피어싱, 시계 등과 같은 금속성 물질은 반드시 제거해 착용하지 않고 촬영해야 한다"며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MRI를 촬영하는 경우 금속성 코 지지대가 없는 마스크 혹은 플라스틱 지지대를 사용한 마스크 등을 착용해 화상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따르면 MRI 검사에서 환자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검사에 들어가기 전 ▲환자 체내에 삽입된 금속성 의료기기 확인 ▲환자 및 보건의료인 소지품 확인 ▲MRI 검사 가능한 물품으로 변경후 검사실 출입 등의 절차를 지켜야 한다. 

MRI 검사 시 주의해야 하는 물품은 ▲산소통, 수액걸이, 휠체어 ▲금속성 체내 삽입 의료기기(인공 심박동기, 인공와우 인슐린 펌프 등) ▲안경, 머리핀, 틀니 ▲카드, 핸드폰, 열쇠, 가위 ▲금속이 달려있는 의류 ▲금속성 재료를 사용한 화장품 등이다. 

한편 국내 MRI 장비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32.0대로 OECD 평균"(18.1대)보다 훨씬 많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라 MRI 보험급여 확대를 추진하면서 검사 건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심평원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에게 제출한 특수의료장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MRI 장비는 2017년 1496대에서 2020년 1775대로 증가했다. 촬영 건수는 2017년 140만건에서 2020년 354만건으로 2.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MRI 장비와 촬영 건수가 크게 늘면서 환자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MRI 적정성 평가시 환자 안전성을 평가항목에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 마련한 'MRI 적정성 평가 방안 마련' 보고서를 통해 MRI 검사를 할 때 강한 자성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MRI 기계의 자기장 내에 들어갈 때 자성, 금속 물질들은 치명적인 발사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큰 위험을 초래하므로 환자 선별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MRI 사고는 스캐너가 고장으로 인해 일어나기 보다는 사람이 실수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강자성 물체를 촬영실에 들여 놓거나 촬영 전 환자에게서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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