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년내 퇴직율 60~70% 달하는 병원도
간호직 증원 요청 불승인으로 인력충원 힘들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지난 9월 1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간호사 674명의 사직서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출했다. 사진 제공: 의료연대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지난 9월 1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간호사 674명의 사직서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출했다. 사진 제공: 의료연대본부

[라포르시안] 국립대병원들이 간호인력 부족 사태를 겪는 것은 높은 퇴직율과 정부의 인력 충원 불승인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와 국립대병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국립대병원은 2019년부터 2021년 현째까지 간호직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2019년에는 정원 대비 376명 부족했고, 2020년에는 239명, 올해는 276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병원별로 부족 인력을 보면 전북대병원이 232명으로 가장 많고, 충남대병원 162명, 강원대병원 60명, 충북대병원 29명 순이다. 

간호사 정원이 현원보다 부족한 것은 간호사 중 상당수가 입사 후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기 때문이다. 매년 입사 1년 내 퇴사자 비율이 34~35%나 된다. 

특히 입사 2년 내 퇴사율은 2019년 53.4%, 2021년 54.5%에 달했다.  

병원별로 보면,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이 간호사 중 65% 이상이 입사 2년 이내에 병원을 그만뒀다. 올해는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의 65%가 사직했다. 

특히 경북대병원 칠곡분원은 작년에 79.1%가 입사 2년 이내에 퇴직했고, 올해는 그 수치가 82.4%에 달했다. 

신입 간호사 2명 중 1명이 2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정규직과 차별적인 임금구조가 한몫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서동용 의원은 "국립대병원은 대부분 짧게는 2개월에서 3개월가량을 수습 기간으로 근무하도록 한다. 그런데 일부 병원은 수습 기간을 6개월 이상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상대병원은 수습 기간이 1년 3개월에 달한다. 충남대병원은 공무직 형태로 1년을 사실상 수습 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수습 기간이 9개월이다. 

병원들은 수습 기간에 정규직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다. 경상대병원은 1년간 정규직 임금의 80%를 지급한다. 전북대병원은 입사 후 정규직 5급이 결원되기 전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일해야 한다. 임금도 정규직의 85%만 준다. 

반면 강원대병원, 부산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은 3~6개월의 수습 기간에 정규직과 똑같이 처우한다. 

간호인력 부족을 메우고 노동강도를 완화하려면 인력 충원은 필수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를 제대로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서동용 의원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병원별 간호직 증원 요청과 교육부의 승인 현황을 비교해본 결과, 2019년에는 병원이 요청한 1,762명에 대해 정부가 승인한 증원 인원은 1,752명으로 10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병원들이 간호인력 부족으로 아우성을 치던 시기인 작년과 올해는 증원 요청보다 각각 879명, 639명이 적게 충원됐다. 간호직 증원 요청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서동용 의원은 "코로나19로 의료인들이 너무 많은 환자를 감당한다.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하지만, 정작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간호 인력 확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의료인력 부족이 간호 인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인력 확충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고, 국립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을 통한 공공보건의료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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