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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유럽 MDR 적용과 K-의료기기 관리제도 변화 필요성예정훈(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부위원장)
[라포르시안] 본지는 급변하는 의료기기 제도와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 발전을 모색하고자 <헬스인·싸> 코너를 신설해 관련 업계 오피니언 리더 5명의 기고를 매주 순차적으로 게재합니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앞으로 <헬스인·싸>는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기법 역사는 이제 16년을 넘기고 있다. 의료기기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1953년 12월 제정돼 올해로 67년을 넘기고 있는 약사법의 한 부분에 포함됐었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의료기기 역시 전기전자, 생물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 여러 분야가 응용된 다양한 종류의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있으며 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사법으로 관리할 수 없는 부분이 늘어나고 사전허가·사후관리도 그 성격이 달라 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개별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의료기기법은 몇 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4년 5월 비로소 제정됐고 이후 크고 작은 53번의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각기 특색이 있는 의료기기 관리 규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규정과 유사한 부분이 있는 유럽의 경우 1993년 유럽의회에서 통과된 의료기기 지침(Medical Device Directive·MDD)과 유럽 내 자국 법규를 토대로 의료기기 규제가 이뤄지며 자국 내 규제기관, 제조자 및 제3자 인증기관(Notified body)의 책임과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유럽은 각 국가가 독립적인 권한을 갖기 때문에 유럽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토대로 독일 프랑스 등 자국 내 법률 또한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의료기기 법률로 일컬어지는 MDD Directive와 자국 내 규제기관에서 발행한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인증기간 및 심사원 자격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소속된 국가에 의료기기 판매를 위해서는 CE 마킹이 법적으로 요구된다. CE 마킹은 제조자가 모든 적용 가능한 MDD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MDD 지침에서는 CE 마킹을 부착한 의료기기가 유럽 내에서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자국 법규에 적용돼 있다. 이러한 유럽 의료기기 지침은 2021년 5월 26일부로 신의료기기법 ‘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이 적용되며 기존 MDD를 대체하게 됐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리의 근간은 사전관리, 즉 품목허가에 있었다. 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영세한 산업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초기 의료기기산업을 조기에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정착하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규제지원 아래 의료기기산업은 2016년 시장규모 5.8조원에서 2020년 7.5조원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 변화도 뒤따랐다.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에 따라 의료기기도 융·복합 의료기기, 첨단 디지털 의료기기 등 규제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 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인허가 규제는 선제적 규제 지원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으며 국제적으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의료기기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후관리 중요성도 대두돼 점점 복잡하고 다양한 사후관리 제도가 추가적으로 포함됐다. 유럽 제도의 경우 변화된 MDR에 따라 EU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의료기기업체는 이제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동안 새롭고 포괄적인 요구사항과 규정 준수를 충족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2021년 5월 26일 이후 EU에서 제품을 계속 마케팅하거나 EU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모든 의료기기제조·수입·유통업체는 MDR 준수 책임이 있으며, 이는 전 세계의 다양한 조직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EU 인증기관에서 요구하는 엄격함은 의료기기의 위험에 따라 기업이 MDR을 준수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투여자원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MDR 법률 기초는 시판한지 오래된 과거 제품 수명주기 문제와 품질 문제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입법 지표는 전체 의료기기산업에 걸쳐 규제 교육과 기업의 책무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유통·공급망 사업운영자는 유통과 공급망 전체에 출하된 의료기기를 의료인에게 등록하는 것을 포함해 의료기기제조업체에 불만 사항을 보고할 책임을 진다. 인증기관 또한 이제 제품 수명주기 품질관리를 기반으로 법적 책임을 지며, 제조업체 역시 의료기기 등급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된다. 

의료기기산업의 전체 수명주기 관리는 새로운 법적 규정으로 인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현대 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위험, 즉 시판한지 오래된 제품에 대한 고급 수준의 관리감독 및 개발 주기 프로세스 격차의 노출 증가 등 변화로 인해 인증기관이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인가를 받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MDR로 지정된 인증기관 수 또한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품질시스템 및 기술문서의 적합성 평가 처리기한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CE 마크 획득을 준비할 때 보다 능동적인 전주기 관리 전략을 개발하도록 직접적으로 과제를 제시한다. EU 시장에서 CE 마크는 인증기관으로부터 받은 공식적인 적합성 표시로 의료기기가 EU MDR의 품질 시스템 및 기술문서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EU MDR이 유럽 의료기기 규제 패러다임에 획기적 변화를 주었고 이제 그 적용이 어떻게 자리매김 하는지 지켜봐야 할 때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발전하는 첨단 과학기술을 탑재한 의료기기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에게 제품의 전주기 수명관리는 당연히 이뤄져야한다. 더불어 규제과학 측면에서도 사전관리와 사후관리가 조화롭게 이뤄져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기기가 공급되기를 기대한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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