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투자·CMO 확대도 중요한 기업활동” vs “1400조 글로벌 제약시장 도전 아쉬워”

[라포르시안]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통계에 따르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6년 1조7,982억원에서 2020년 2조1,592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4.7%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2016년 8.9%에서 2020년 10.7%로 상승했다.

하지만 모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R&D 비용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빅5 제약사인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녹십자 중에서 전년 동기 대비 R&D 비용이 증가한 곳은 대웅제약과 종근당 두 곳에 불과하다.

특히, 중소제약사로 갈수록 과감한 R&D 투자가 쉽지 않다. 연매출 5,000억원 이하 전통 제약사의 사업구조에서는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

신약개발에는 평균 10.5년의 개발 기간과 수백 억원에 이르는 R&D·임상시험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수시장만 목표로 하는 제약사는 신약개발에 선뜻 나설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은 직접적 R&D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기업 활동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일제약 “베트남 기반 CMOCDMO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

삼일제약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해외에서의 CMO, CDMO 사업 확장을 선택했다.

삼일제약의 올 상반기 R&D 투자 비용은 10억8,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5% 감소했다. 이 회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8년 2.24%, 2019년 2.54%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0년 2.44%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1.64%까지 줄었다.

삼일제약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투자 방향은 신약을 위한 R&D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설비를 투자해서 공장 가동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고 외부에 대한 투자 등 상당히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일제약은 CMO를 넘어서 CDMO까지 생각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베트남에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몇 년째 투자하고 있다”라며 “내년 1분기에 현재 공장을 완공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장이 완공되면 여러 업체들의 주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한 다양한 NDA나 CDA 등을 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표이사의 강력한 의지와 미래지향적 계획에 따라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구바이오제약 “바이오벤처와 오픈콜라보레이션으로 시너지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미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전문 회사체제를 갖췄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디앤디파마텍, 노바셀테크놀로지, 뷰노, 지놈앤컴퍼니 등 8개 기업 및 5개 투자조합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벤처 투자를 위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소제약사 입장에서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중소제약사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비뇨기쪽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선두로 올라서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반면, 바이오벤처는 한 분야에 몰입하고 집중해서 R&D 및 사업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오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구바이오제약은 IT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히든챔피언처럼 실질적인 정통파이고 심화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다”며 “규모는 작은 바이오벤처라도 성장가능성이 높고 R&D와 사업적으로 충분히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 향한 도전과 제약사로서 정체성 아쉬워”

제약사의 이런 경영 전략이 기업으로서 이윤 창출을 위한 다각적 활동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이해하지만 제약사 본연의 임무인 신약 연구개발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거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잡기 위해 가야 할 관점에서만 보자면 R&D에 비켜서 있으면 일탈로 보일 수 있다”며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일부 제약사의 이윤 창출을 위한 여러 활동을 맞다 틀리다의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국내 제네릭 시장은 현재 정체돼 있거나 레드오션이다”라며 “광활한 1,400조 글로벌 제약시장이 있는데 19~20조원 수준의 제네릭 시장만 가지고 하다보면 제살 깎아먹기가 된다. 개량신약이나 동남아 시장에서 통할만한 우수한 퍼스트제네릭으로 승부를 보는 방향 고민해서 활로를 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향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바이오기업이라면 거대한 1,400조 글로벌 시장에서 먹거리를 창출할 경우 기업도 크고 우리나라의 국부창출도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돈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는, 쉽게 말해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하이리턴이 오지 않는 것이 이 바닥 생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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