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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후 입법공백 속 먹는 임신중단약 둘러싼 공방'미프지미소' 7월초 품목허가 신청
산부인과 의사단체, 안전성 우려 제기하며 가교임상 면제 반대
여성계 "임신중지 필수의약품 신속하게 허가해야"

[라포르시안]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개선시한을 훨씬 넘겼음에도 관련 입법 공법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먹는 인공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가교임상 면제 여부를 놓고 의료계와 여성·시민단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의료계는 미프지미소가 기존 해외에서 처방되던 미프진(미페프리스톤)에서 미소프로스톨 성분이 추가된 만큼 병용 시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성·시민단체는 이같은 논쟁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빠른 허가를 촉구하고 있다.

미프지미소는 현대약품이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경구용 임신중단약물으로, 임신 9주 이내 복용하면 임신중절 성공률이 95%로 높은 약물이다.

미프지미소는 지난 7월 초 식약처에 품목 허가가 신청됐지만 안전성을 놓고 산부인과 의사단체와 여성·시민단체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미프지미소 품목허가 관련해 의약품 도입의 원칙인 가교임상 시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이 약품은 우리나라에 불법으로 유통이 되고 있는 상황으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며 "외국에서도 이 약은 산부인과 의사 진단과 처방으로 사용이 되는 주의가 필요한 약으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으며, 반드시 임신 초기에 사용되어야 하고, 자궁 외 임신이나 병합 임신 같은 경우에 확인을 거치지 않고 이 약을 사용하게 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가교 임상시험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가교 시험 없이 도입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위험성이 있는 약 도입을 서두르는 것보다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낙태법이 조속히 만들어지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식약처가 미프지미소에 대한 안전성 검토는 뒤로 하고 무조건 허가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글로벌에서 임신중절약으로 사용되는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 단일제지만,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함께 복용해야 하는 복합제”라며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병용요법에 대한 데이터가 하나도 없는데 식약처는 무조건 허가를 위해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해당 약물은 원칙적으로 임신 9주 이후에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되고, 만일 9주 이후 사용할 경우 자궁 내 임산 산물이 자궁 남아 출혈과 복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임신 20주가 넘으면 허가 용량으로는 중절이 되지도 않아 초과 용량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식약처는 이런 우려에 대한 확인도 없는 상황에서 가교 임상을 면제하려고 한다. 이는 의학적인 아닌 정치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미프진이 병원 접근성이 열악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미국의 경우 병원에서 낙태하려면 비용이 1,000만원 정도 들다보니 형편이 안 되는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이 미프진”이라며 “미프진은 비용 부담 때문에 병원 접근성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제한적으로 쓰고 있던 약으로, 선진국에서는 의사들이 처방을 기피하는 약인데이런 약을 도입하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단체에서는 닉태죄가 폐지됐음에도 유산유도제 사용과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되지 않아 기본적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미프지소의 신속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모낙폐)은 "미프지미소는 약물적 임신중지에 필수적인 의약품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년 가까이 필수의약품 목록으로 지정해왔다"며 "프랑스나 중국에서 1990년부터 이 약물을 사용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의약품 접근권은 30년 넘게 지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이동근 사무국장(모낙폐 집행위원)은 산부인과의사회의 접근방식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동근 사무국장은 “미프진미소가 미프진과 굳이 다른 약이라면 다른 약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교임상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미소프로스톨은 국내에 이미 허가돼 있는 약이고 현재 미페프리스톤만 심사 중이다. 결국 미프진미소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실상 미페스리스톤에 대한 신약 허가”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미소프로스톨은 적응증 확대 수준이라 당연히 가교 임상이 필요없고, 미페스피스톤의 경우 중국 및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허가 사항을 보면 미국·유럽과 다르지 않다"며 "미국에서의 사용 방법과 아시아 국가에서의 사용방법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페프리스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거주하는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게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지난 30년동안 해당 국가에서 아시아 사람에서의 민족적 감수성이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미프진의 안전성과 가교임상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사무국장은 “산부인과의사회는 가교임상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의사회는 미프진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데 가교 임상에서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려면 1,000명에 가까운 환자를 봐야 한다. 신약을 하나 만드는 셈인데 이 정도 임상시험을 가교임상에서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프지미소 허가를 위한 식약처 대응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동근 사무국장은 “지난해 말 식약처와 복지부는 미프진 관련 성분 약제가 신약으로 허가 제출되면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국정감사에서도 답변했고 같은 내용으로 보도자료도 배포했다”며 “그런데 아직까지 가교임상을 두고 불필요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약처가 지난해 답변을 번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대응은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건강보험 적용 여부 및 원내·외 처방 등의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신속하게 우선적으로 검토하면 충분히 한두달 내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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