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간호부 교대제 개선TFT 구성·임금 총액 3.77% 인상

9월 9일 고대안암병원 야외주차장에서 개최된 고대의료원지부 현장증언대회.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9월 9일 고대안암병원 야외주차장에서 개최된 고대의료원지부 현장증언대회.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지난 2일부터 12일째 파업을 벌여온 전국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지부장 노재옥)가 13일 오후 사측과 교섭을 타결했다. 

고대의료원 노사 양측은 지난 12일 오후 6시부터 15시간의 마라톤교섭 끝에 13일 오전 9시 핵심쟁점을 좁혀 타결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사측이 합의사항을 번복하면서 다시 노조에서 결렬선언과 파업 지속을 선언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다행히 이날 오후 3시 김영훈 의료원장과 노재옥 노조 지부장이 최종 면담을 통해 합의 과정 혼선과 번복에 대해 해명과 유감 표명을 듣고, 고대의료원 지부가 오후 5시 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최종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표결을 통해 88% 찬성으로 잠정합의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고대의료원 지부는 현장파업을 종료하고 14일 오전부터 조합원이 근무에 복귀하기로 해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등 산하 3개 병원 운영도 정상화할 예정이다. 

고대의료원 노사 양측 간 합의 내용은 ▲정년퇴직·명예퇴직 사직자 15명 정규직 충원 ▲비정규직 20명 정규직 전환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하는 교대근무자에게 대체휴일 부여 및 통상임금 50% 가산, 대체휴일 부여에 필요한 인력 80명을 2022년 3월 중 충원 ▲3교대 근무자는 연차휴가보다 생리휴가를 우선 사용하는 것을 보장 ▲간호부 교대제 개선TFT 구성해 2022년 4월부터 교대근무 개선방안 시행 ▲임금인상은 올해 대학병원 최고 타결율인 총액 3.77% 인상(한해 일시금 없는 순수인상액) 등이다.

노재옥 고대의료원지부장은 “올해 파업에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며 병동 간호사들이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파업투쟁 참가율이 높았고, 병원 측도 이런 현장의 높은 열기와 요구에 대해 직원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노 지부장은 이번 파업으로 극심한 인력부족과 열악한 노동조건, 높은 사직률, 대학병원 중 최대 규모의 비정규직, 전근대적인 조직문화 등 고대의료원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그동안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해온 고대의료원의 경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소중한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번 고대의료원 3,800 조합원들의 12일 총파업투쟁은 현장 투쟁의 완벽한 승리로서,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노정교섭을 통해 왜 총파업투쟁을 하려고 했는지 간호사 처우와 비정규직 등 현장 인력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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