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지 교수.
김연지 교수.

[라포르시안] 최근 김밥전문점에서 발생한 잇따른 식중독 사태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원인으로 지목된 ‘살모넬라균’은 명절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달걀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연지 교수 도움말로 건강한 추석을 보내기 위한 식중독 예방수칙에 대해 알아봤다. 

전 부칠 때, 달걀 만졌다면 손 씻기 철저히

살모넬라균은 닭, 오리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이다. 잘못 관리된 육류를 섭취했을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조리 시 도마, 칼, 주방기구 등에 교차오염으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교차오염이란 식품과 식품 또는 표면과 표면 사이에서 오염물질이 이동하는 것. 예를 들어 닭의 분변이 묻어 있는 달걀을 만진 손으로 요리를 하면 균이 음식으로 옮겨가면서 전파될 수 있다.

교차오염 예방을 위해서는 ▲날달걀이나 생고기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기 ▲칼과 도마는 완제품용, 가공식품용, 채소용, 육류용, 어류용으로 구분해서 사용 ▲날달걀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2~4주 내 소비 ▲날달걀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익히지 않고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채소류와는 공간 분리 등이 필요하다. 

간혹 음식을 익혀 먹었는데 살모넬라균에 감염됐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땐 충분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살모넬라균은 가열하면 균이 사멸되기 때문에 음식 중심온도가 75℃보다 높은 상태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 좋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연지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모이는 가족 수가 줄었더라도 평소보다는 음식을 대량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며 “육류와 채소를 다룰 때 같은 조리기구 사용하거나, 손 씻기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방심한다면 식중독 위험이 있으므로 식재료 관리 및 사용에 각별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5~2019년 사이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연간 발생 환자의 68.9%가 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여름과 달리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다 보니 음식 위생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진 탓이다. 또한 일교차가 심할수록 음식이 손상될 가능성도 크다. 균 번식이 37℃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초가을에 음식을 상온 보관한다면 매우 빠르게 균 증식이 일어날 수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음식물 섭취 후 6~72시간 안에 증상이 발현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수액보충과 대증치료만으로 2주 내 회복된다. 그러나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계속되거나 면역력이 약한 유아, 고령자, HIV 감염자, 고열 등 합병증이 있는 중증 환자의 경우는 반드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치료 중에는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액 치료로 수분을 보충한다. 무엇보다 2~4% 환자에게서 패혈증 쇼크 등 중증감염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연지 교수는 “한여름보다 선선해진 날씨라 하더라도 미리 조리해 둔 명절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는 것은 살모넬라균 증식을 일으켜 식중독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살모넬라균은 우리 주변에 널리 분포해 있어 오염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가열 조리 후 가급적 빨리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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