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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논평] '기적의 작전'과 혐오정치...왜 난민을 난민이라 부르지 못하나<시민건강연구소>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환영하며, 다시 시민사회에 기대를 건다

[라포르시안] 환영한다. 378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입국했다. 한국 정부의 과감한 결정과 적극적 대응은 잘한 일이다.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본 많은 시민에게 정부의 결정부터 국내 입국까지의 시간은 극적이었다.

그렇다고, 이 모든 과정에 대한 평가를 정부에 대한 칭찬으로 끝낼 수 없다. 한국 정부의 대처보다 더 빠르게 시민사회가 이 문제에 개입했음을 잊지 말자. 8월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날,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한다(관련 자료 바로가기). 한국 정부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8월 20일, 더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이 모여서 ‘난민 인권, 평화를 위해 활동해 온 106개 한국시민사회단체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정부의 조속한 행동을 촉구했다(관련 자료 바로가기). 시민사회 단체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나서야 했다.

이런 힘들이 정부를 움직였으니 교훈이라면 이도 교훈이다. 정부는 하던 방식 그대로, 비난 여론을 먼저 생각했을 것이다. 선례가 없으니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핑계 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과 달리, 법적 근거를 검토한 연구가 이미 2014년에 발표되었다(관련 논문 바로가기). 한국의 시민사회와 지식 운동이 이 문제에 주목하고,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법적 근거에 따라 행동해야 할지 오랜 동안 고민한 결과다. 기적의 작전은 대한민국 정부의 작전명이지만, 대한민국 시민들 노력의 결과라 할 만하다.

사실 앞으로 벌어질 일이 더 걱정이다. 이미 논란이 시작된 체류자격 문제만이 아니라, 벌써 난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표현이 상당하다. 한 칼럼에서는 한국 사회의 난민에 대한 배타적 정책과 태도를 반어적으로 비판하며, 필자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면 본인의 칼럼에 달릴 댓글을 보라고 예언(!)했다(기사 바로가기). 그 예언은 보란 듯이 적중했다.

우리는 이러한 혐오와 차별의 가장 큰 책임이 ‘나쁜 정치’에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에는 이미 200만 명의 이주민이 함께 살고 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 수는 1,804명이고, 이는 전체 난민 신청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2020년 12월 31일 기준). 현재 상황은 우리가 2015년 논평에서 이야기한 현실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논평 바로가기).

지난 6년 동안 정권교체까지 경험했지만, 난민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 난민 신청이 가능했던 1994년부터 우리는 다섯 번의 정권교체를 경험했지만, 난민인정 비율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난민 문제에 대해 정치가 한 것이 없으니, 지금의 혐오와 차별은 나쁜 정치를 자양분 삼아 성장한 것이다.

이런 주장의 근거를 찾아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후송 작전을 발표한 날인 24일 국무총리는 이주민의 코로나19 감염율이 높으니, 강제검사 행정명령을 독려하는 발표를 한다(관련 자료 바로가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작년 2월 그 시작부터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고, 그것은 취약한 노동과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을 향해 다른 방식으로 퍼지고 커지는 중이다.

높은 감염 위험에 대한 대책으로 이주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없다. 그저, 사업주와 이주민들에게 검사받을 것을 종용한다. 방역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그래서 정부는 검사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설명하는 중이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도 공평한 백신 접종을 약속했지만, 그 결과는 10%대의 백신 예약률이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미등록 이주민의 수가 40만 명에 이르니 큰 도시 하나의 인구 규모이다. 일시적 체류자격 허가가 가장 좋은 방역 대책이라고 처음부터 주장했지만,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고용허가제 개선과 이주민들의 노동환경 변화가 가장 좋은 방역 대책이라 줄곧 말하고 있지만,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치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책임이 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지 않는 정치는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이다.

난민을 난민이라 부르기 주저하는 정부는 또다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에게 굴복하는 중이다. 아니, 난민을 난민이라 부르지 않는 정부가 바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 공평한 백신 접종을 실현하는 방법이 체류자격 허가라고, 노동조건 개선이라고 알렸지만 듣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나쁜 정치와 정책은 높아지는 이주민 감염율을 방치하는 주범이고, 결국 다시 코로나19와 이주민을 둘러싼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과 한 몸이다.

나쁜 정치를 바로잡을 힘은 다시, 시민사회에 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환영하며, 우리는 난민을 난민이 아닌 다름 이름으로 부르는 모든 주장에 반대한다. 그리고, 이주민의 높은 코로나19 감염률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은 고용허가제 개선과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임을 다시 주장한다.

이 주장과 운동이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우리의 ‘정치’다. 악플보다는 무플이 걱정이지만, 앞서 말한 오찬호의 글을 흉내 낸다(바로가기). 이 글에 달린 댓글을 보시라. 나쁜 정치가 어떤 혐오를 조장했는지 그 증거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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