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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진공채혈관 국산화 마침표는 상급종합병원 진입”박윤석(소야그린텍 대표이사)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환자로부터 필요한 양만큼의 혈액을 검사용도와 용량에 맞춰 제작된 진공용기와 채혈용 바늘을 사용해 채혈·운반·저장하는 ‘진공채혈관’(evacuated blood collection tube).

채혈할 때 주사침을 한 번만 사용해 필요한 양만큼 또는 검사용도에 따라 진공채혈관만 교환하면 채혈을 할 수 있어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채혈자와 채혈과정 그리고 전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진공채혈관은 진단검사에 필수적인 의료소모품으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 진공채혈관 소모량은 월 기준 약 3,0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안타까운 현실은 국내 진공채혈관시장의 70~80%를 벡톤디킨슨(BD)·그라이너 바이오-원(Greiner Bio-One)이 과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규격에 맞춰 기술력을 끌어올린 중국산까지 가세하면서 국산 진공채혈관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소야그린텍(대표이사 박윤석)은 기술적 우위의 다국적기업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중국기업 사이에서 품질과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국산 진공채혈관(AMPULAB)으로 험난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가 진공채혈관 시장에 뛰어든 때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중견제약사인 한국파마 창업주 박재돈 회장이 자회사 소야그린텍을 통해 진공채혈관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박 회장이 다국적기업 독과점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진공채혈관 국산화가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박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한국이 진공채혈관 하나를 국산화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나. 진공채혈관 국산화는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박 회장의 의료기기 국산화 집념 하나로 2009년 개발에 돌입해 2010년 완제품을 내놓은 소야그린텍의 진공채혈관사업은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 그 답을 듣고자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를 만났다.

박재돈 회장의 차남인 그는 “과거나 지금이나 국내 진공채혈관시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다국적기업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인 상황”이라며 "다국적기업이 점유한 70~80%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놓고 중국산 제품은 물론 국내업체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12년의 시간으로는 다국적기업들이 견고하게 쌓아놓은 진입장벽을 뛰어넘기엔 한계가 있었다. 더 큰 걸림돌은 국산 제품 사용을 꺼려하는 병원과 의사들의 선입견을 깨는 일이었다.

박윤석 대표는 “현재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15곳과 적십자병원 5곳을 비롯해 종합병원·건강검진센터·보건소 등에 진공채혈관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국산은 품질이 안 좋다는 선입견이나 편견 때문인지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테스트 기회조차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는 외산과 비교해 품질 차이가 존재했고, 또 우리 스스로가 상급종합병원에 제품 공급을 망설인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간 품질·안전성 모두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충분히 외산과 경쟁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야그린텍은 진공채혈관의 가장 중요한 핵심 원료이자 제조 및 품질기준이 까다로운 혈청 분리용 겔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데 이어 다양한 시약 및 캡 튜브 등 형태 체결 방식도 제품 사용 특성에 알맞게 최적화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혈청 분리용 겔, 국내 최초로 국산화 성공"

소야그린텍은 일부 품질 불량에 따른 반품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Tube(튜브) 편심 최소화 등 캡 진공방식을 개선해 유효기간까지 최적의 진공도를 유지하고, 멀티 니들(Multi Needle) 사용 시 적합한 고무의 경도유지 등 품질 완성도를 향상했다. 

특히 외부 연구소에서 조달해왔던 혈청 분리용 폴리머(Polymer) 겔(Gel)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함으로써 원가부담을 크게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생산 전 과정 자동화 설비로 제품 변형·편차를 최소화하고, 병원 검사 장비 및 통합검사시스템(Total Laboratory Automation System·TLA)에 적합한 최적화된 크기도 구현했다.

무엇보다 소야그린텍의 감마 방사선 시설을 이용해 진공채혈관 생산부터 멸균까지 원스톱으로 수행함으로써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박윤석 대표는 “소야그린텍은 진공채혈관의 가장 중요한 핵심 원료이자 제조 및 품질기준이 까다로운 혈청 분리용 겔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진공채혈관에 사용되는 다양한 시약 및 캡 튜브 등 형태 체결 방식도 제품 사용 특성에 알맞게 최적화해 이미 완성도 높은 제품을 임상에서 인정받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혈청 분리용 겔이나 캡 진공방식은 다국적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소야그린텍의 현실은 12년 전보다 더 녹록치 않다.

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 2곳에서 진행된 다국적기업 제품과의 비교임상을 통한 ‘정밀도·정확도·진공성능·무균성’ 평가결과, 동등 또는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급종합병원시장 진입은 요원하기만 하다.

여기에 다국적기업이 점유한 70~80%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놓고 중국산 제품은 물론 국내업체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박 대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상급종합병원 시장 진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선대 회장의 자존심과 집념으로 일궈낸 ‘진공채혈관 국산화’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품질·안전성 모두를 제대로 평가받았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잠복결핵·Cell-free DNA 등 특수 채혈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진단검사실의 편의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검체 뚜껑을 자동 제거하는 디캐퍼(Decapper)와 자동 라벨 부착장치 라벨러(Labeller)를 함께 공급하는 마케팅과 함께 딜러십을 맺고 있는 전국 약 20곳 유통 전문회사와 협업해 진공채혈관 판로를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했다.

ICT 적용 '스마트공장' 구현해 제품 경쟁력 업그레이드 

소야그린텍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공장을 설계·개발·제조·생산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으로 리모델링해 진공채혈관의 생산성·품질·고객만족도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공장이 구현되면 진공채혈관 불량률을 낮추고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효율성·공정률을 높인 생산라인 확대로 해외수출 물량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 회사 진공채혈관 매출액 중 절반은 해외수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딜러십을 체결한 국가는 북미를 제외한 약 20개국. 이 가운데 중국·대만·러시아는 주요 해외수출국 ‘빅3’로 불릴 만큼 현지 반응이 좋다.

중국은 자국 내 진공채혈관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가 제시한 품질규정에 부합하지 못한 영세업체가 많다보니 미국·유럽산과 비교해 품질은 비슷하면서 가격적인 장점이 있는 소야그린텍 제품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소야그린텍은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중국 내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은 물론 공공입찰로 혈액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의료기기 국산화 정책과 맞물려 소야그린텍에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요청 문의가 많을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는 “내수도 중요하지만 해외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딜러십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사를 두거나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중남미 등 해외수주 물량에 대응해 현지 물류창고나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과 건강검진이 줄어 제품 수요가 감소했지만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진공채혈관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품질·안전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진공채혈관으로 국내 상급종합병원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해외수출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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