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뇌종양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날아온 몽골 소년 테무렌(남·10세)이 자신을 치료해 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병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수술을 집도한 나영신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
지난해 4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뇌종양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날아온 몽골 소년 테무렌(남·10세)이 자신을 치료해 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병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수술을 집도한 나영신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유행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중증환자와 의학자들이 더 나은 의술을 경험하기 위해 긴 자가격리와 수차례 코로나 검사, 심지어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 받은 외국인 환자는 약 1만2,000명에 달했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3,527명으로 전체에서 가장 많은 비중(30%)을 차지했고 ▲아랍에미리트(UAE) 1,314명(11%) ▲중국 1,145명(10%) ▲몽골 1,054명(9%) ▲사우디아라비아 968명(8%) ▲카자흐스탄 624명(5%)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외국인 환자 수가 불가피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으나 지난해 겨울부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향해 꾸준히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생 2년 차인 올해는 회복세가 더 두드러졌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 평균 해외환자 수는 1,000명을 넘어 지난해 월 평균대비 20% 정도 증가했다.

자국에서 더 이상 치료가 힘든 해외 중증환자들은 감염병 시기에 외국행을 결심하기가 더욱 어렵다. 아픈 몸으로 2주간 격리를 견뎌야 하고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야 하는 등 병원에 오기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무엇보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하는 심적 부담도 적지 않다.

서울아산병원은 중증환자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표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감염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등 진료부터 마취·수술까지 환자가 접하는 모든 서비스에 표준지침을 정립해왔다.

그 결과 감염병 시기에도 안전하고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어 해외 중증환자들이 코로나 상황을 뚫고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은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코로나 감염 문제로 신·췌장이식을 임시 중단한 시기에도 생체 간이식 130례(2020년 1월~3월)를 문제없이 진행하며 병원 방역과 이식수술 대상자에 대한 감염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 기간 중 세계 최초 간이식 7,000례와 아시아 최초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 1,000례 ▲식도암 로봇수술 500례는 물론 국내 최초 ▲신장이식 6,000례 ▲심장이식 800례 ▲유방암 수술 3만5,000례 ▲대장암 수술 3만3,000례 등 괄목할만한 기록을 세우며 감염병 상황 속에서도 환자 치료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임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코로나 후유증으로 폐섬유화가 발생해 폐 기능을 모두 상실한 50대 교민이 서울아산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안전하게 폐이식 수술을 받아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해외 환자와 보호자, 일반인들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질환 및 치료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서울아산병원의 유튜브 조회수 중 해외 조회수 비중도 크게 늘었다.

2019년에는 11.7%였지만 2020년에는 31%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주요 시청국인 미국에서의 조회수는 2019년 29만4,742회에서 2020년 65만6,466회로 2배 이상 늘었고, 일본의 경우 3만7,057회에서 18만8,229회로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보다 많은 해외 환자들에게 정확한 의료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질환과 환자 사례를 담은 유튜브 영상에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몽골어 등 여러 언어로 자막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중동 의학자들이 연수 종료를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사업실장(산부인과 교수)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중동 의학자들이 연수 종료를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사업실장(산부인과 교수)

한편, 서울아산병원에는 해외 환자뿐 아니라 해외 의학자들의 방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각국 의료시스템 마비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 사태와 병원 방역 등을 고려해 자체 연수 프로그램을 지난해 중순부터 잠정 중단해왔다. 그럼에도 기존 장기 연수자와 국가 간 계약을 통해 방문한 중동 의료진 등 해외 의학자 100여 명은 코로나 기간 중에도 안전하게 연수를 받았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10년 간 미국 중국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등 약 90개국에서 3,600명이 넘는 의학자가 서울아산병원의 최신 의료기술과 첨단 연구 및 효율적인 의료경영시스템을 배우고 돌아갔다.

올해는 불가피하게 방문 연수가 제한됐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교육이 진행되기도 했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온라인 화상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해외 의학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최신 위 내시경 시술을 선보이며 교육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사업실장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중증 해외환자와 의료진이 꾸준히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것은 안전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의술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임시 중단한 연수 프로그램도 전 세계 백신 접종 추이를 고려해 이른 시일 내 재개해 서울아산병원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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