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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8년간의 고달픈 가족간병 경험, 의료동행서비스 탄생 배경"지승배(위드메이트 대표이사)
지승배 위드메이트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비응급 의료 동행’(Non Emergency Medical Transportation, NEMT)은 미국 내 장애인·교통 약자 등의 의료기관과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복지제도.

미국 36대 대통령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이 제시한 ‘모든 미국인을 위한 위대한 사회 건설’을 모토로 1966년 제정된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Medicare & Medicaid) 일환으로 시작했다. 현재 의료 및 사회경제적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내 52개주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이 복지 정책 차원에서 NEMT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저소득 혹은 장애인 계층의 정기적인 의료기관 방문이 제한돼 질병이 악화될 경우 그들에게 투입될 ‘응급 수송·입원·수술·사망처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NEMT 정책을 시행하는 것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이 땅에서 환자 보호자로 살아가기…그 고달픈 삶>

둘째 2020년 기준 연간 약 400만 명에 달하는 교통수단 부족으로 의료기관 방문이 제한되는 계층이 의료기관에 발생시키는 진료일정 혼란은 연간 17조 원의 손실을 유발한다. 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해당 계층이 안정적으로 병원에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고, 이를 위해 NEMT 서비스가 필요하다.

셋째 늘어나는 고령·장애 인구는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도시 근처로 이주하거나 값비싼 요양시설에 입원하는 일이 많다. 이들이 앞서 말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데 소요하는 경제적·물리적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NEMT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NEMT와 같은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가 존재한다. 미국 NEMT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기업에서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NEMT가 가정에서 의료기관까지의 교통수단을 제공해 물리적인 이동만을 책임지는 것과 달리 환자의 의료기관 내 진료부터 수납까지 모든 과정을 보조대행하고 동행하는데 있다.

국내에서는 ‘위드메이트’(대표이사 지승배)가 2015년 병원 동행서비스 실시간 온라인 매칭 플랫폼을 선보이며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위드메이트는 지승배 대표이사의 길고도 험난했던 가족 간병 경험이 있었기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지 대표는 “지금은 완쾌되셨지만 과거 루게릭과 같은 희귀근육병에 걸린 아버지를 8년 동안 간병하고 수도 없이 병원을 오고가며 가족이 겪어야 할 삶의 고달픔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자녀·배우자 등 보호자를 대신해 가정에서부터 병원까지의 이동은 물론 진료부터 수납까지 진료과정을 대행해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드메이트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자택서 병원까지 함께 이동…진료 동행·수납 보조대행

위드메이트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는 응급하지는 않지만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가족 대신 동행해주는 것으로 ▲항암·방사선치료 ▲수면내시경 ▲안과진료·시술 ▲혈액투석 ▲물리·재활치료 ▲건강검진 ▲임산부·산모·소아 등 이용목적이 매우 광범위하다.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는 크게 ‘병원 동행 Pro’와 ‘병원 동행 Basic’으로 구성된다.

병원 동행 Pro는 동행인, 즉 ‘메이트’가 자택에서 병원까지 고객 차량 또는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함께 이동하고, 병원 업무를 마치면 다시 자택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일련의 모든 과정은 보호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메이트 자택 도착 ▶환자 접선 ▶병원 출발 ▶도착 ▶진료 시작 ▶종료 ▶자택 출발 ▶복귀 ▶서비스 종료 등 실시간 정보를 업데이트 해 발송한다.

서비스 종료 2시간 후에는 메이트가 작성한 진료과정에서의 환자 컨디션, 처치·치료 내용, 의사 코멘트, 다음 예약일 등을 담은 60자 이상 사후리포트를 보호자에게 제공한다.

서비스 신청접수를 할 때 사전에 진료과정 녹취를 요청했거나 또는 메이트 스스로 진료내용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의사 양해를 구한 뒤 녹취한 내용을 추후 보호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병원 동행 Pro 이용요금은 메이트가 고객 자택에 도착한 시점부터 서비스 종료까지 시간당 2만2,000원이 부과된다. 또 자택에서 의료기관까지의 왕복 택시비는 고객이 지불하게 되며, 고객 소유 차량을 메이트가 운행했을 경우 운행비 2만 원이 추가된다.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는 ▲항암·방사선치료 ▲수면내시경 ▲안과진료·시술 ▲혈액투석 ▲물리·재활치료 ▲건강검진 ▲임산부·산모·소아 등 이용목적이 매우 광범위하다.

위드메이트가 제공하는 또 다른 서비스 ‘병원 동행 Basic’은 메이트가 고객 자택이 아닌 고객이 지정한 의료시설에 도착한 후 병원 내 보호자 진료 동행 및 원무보조를 대행한 뒤 서비스가 종료되며, 시간당 1만6,5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위드메이트 서비스 제공지역은 서울·경기북부(파주·일산·김포)를 비롯해 경북 포항 정도로 제한적이다. 이는 고객과의 서비스 매칭이 가능한 메이트가 서울을 중심으로 약 50명에 한정적인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거주지와 상관없이 소위 ‘빅(Big)5’로 불리는 서울 상급종합병원에만 환자가 집중돼 타 지역의 경우 시장성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승배 대표는 “지역거점병원이 있지만 진단만 받을 뿐 치료는 서울로 가지 않냐”며 “의료동행서비스 신청접수 현황을 보면 대부분 빅5 병원에 집중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은 부산을 포함한 경상권은 물론 향후 타 지역에서의 서비스 확대 가능여부를 알아보고자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삼아 최근 신청접수를 받기 시작됐다”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고객의 병원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부담은 덜어주기 위해 서울 KTX·고속버스터미널에서 병원까지의 ‘T to T’(Terminal to Terminal)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매뉴얼 따른 메이트 정기교육…민간자격증 등록 추진”

비응급 의료 동행서비스는 무엇보다 메이트의 시니어에 대한 이해와 역할이 중요하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부모 또는 배우자를 맡겨야하는 부담감·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고객 또한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고령이거나 환자이기 때문에 이동과정에서의 세심한 에스코트도 필수적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NEMT 과정에서 환자와 병원 동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단순히 차량 운행만을 위해 존재하는 직원의 무례하고 부적절한 서비스가 문제점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8년 설립된 NEMTAC(Non Emergency Medical Transportation Accreditation Commision)은 NEMT 서비스와 관련된 고객 관리, 차량 운영, 직원 교육, 생활 안전 및 업계 윤리 표준 등 모든 종류의 NEMT 참여기업에게 국가인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위드메이트는 어떤 과정을 거쳐 메이트를 모집하고, 어떻게 교육시키며 정도관리를 할까.

지승배 대표는 “여성인력개발센터·취업지원센터·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전문기관에서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 직종을 소개하고 수요조사를 통해 인력을 모집해주거나, 위드메이트가 수행하는 별도 메이트 양성프로그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체 인력충원시스템과 교육 커리큘럼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국립암센터·파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함께 병원 동행 맞춤형 케어매니저 양성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모집한 메이트는 위드메이트가 제작한 ‘매뉴얼’에 따른 정기교육을 받게 된다. 해당 서비스 매뉴얼은 메이트가 고객 자택에 도착 시점부터 병원까지의 이동, 병원 내 수행, 복귀까지 업무요령은 물론 환자 배액관 등 의료기구에 대한 기본적인 처치내용도 정리돼있다.

아무리 메이트가 매뉴얼대로 교육을 받는다지만 접수, 진료, 수납 및 처방전 수령 등 복잡한 병원업무를 대행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지식과 자격요건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비스 자체가 비응급 의료동행이고, 배액관 같은 의료기구를 부착한 환자 또한 많지 않아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필요한 건 아니다. 물론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우대하지만 일반인들도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게 지 대표의 설명이다.  

지 대표는 “서비스 특성상 메이트에 대한 정도관리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업체 5곳과 민간자격증 등록을 논의하고 있다”며 “정확한 명칭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케어매니저’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동행서비스 수요 확대…시니어 토털 플랫폼 구축”

현재까지 위드메이트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 이용건수는 약 4,000건 정도다. 서비스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조금은 빗나간 수치다.

지승배 대표는 “회사 설립은 6년이 됐지만 그간 1인 스타트업으로 운영하다 최근에서야 직원들을 채용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메이트 모집이 원활하지 못했고, 서비스 이용자 수도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직장생활로 바쁜 보호자들의 의료동행서비스 이용률이 높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시간적 여유가 생긴 가족들이 직접 부모를 챙기는 일이 많아졌고, 병원 방문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비응급 의료동행은 가파른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정부·지자체가 복지 차원에서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고양시는 위드메이트와 함께 국립암센터에서 암 치료 중인 고양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암환자 안전 귀가 보호자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양해피케어’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내년 공식사업을 검토 중이다.

지 대표는 “미국 비응급 의료동행(NEMT)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7%에 달하며 오는 2024년 약 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우리나라 역시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불어 지자체는 바우처제도를 통해, 기업도 사내 복지 차원에서 의료동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위드메이트가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 그 이상의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응급 의료동행서비스로 도출되는 데이터 기반 SCMS(Senior Care Management System)을 토대로 ‘시니어 토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시니어들의 성별 연령 지역 질병 등 기준을 분류하고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행동·사고·소비패턴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플랜을 추천하고, 고객을 대신해 필요한 것을 대행해주는 일종의 시니어 맞춤형 토털 ‘컨시어지’(Concierge)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승배 대표는 “시니어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하지만 마치 ‘신기루’와 같다. 정작 시니어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돼있지도 않을뿐더러 데이터를 모으려는 노력도 부족했다”며 "많은 기업들이 시니어를 이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장성만 쫓아 사업에 뛰어든 측면이 있다. 단지 시니어들을 시대에 뒤쳐진 계몽 대상으로만 보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위드메이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니어 입장에서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이해하고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일상생활 전반에 필요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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