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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 인사이트] 빅데이터·AI 장착 'SW 의료기기' 시대 왔는데...식약처는 어디쯤?‘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건수 빠르게 늘어
식약처 내 전담과 없이 '디지털헬스기기TF' 머물러
“허가심사·규제 수립 한계...전담과 승격·인력 충원 시급”

[라포르시안]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유무형의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혁신의료기기의 등장은 새로운 의료기기의 정의·품목분류·인허가에 이르는 규제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역시 기존 규제프레임에서 벗어나 그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허가심사 기준과 방향을 수립해야한다. <관련 기사: [라포 인사이트] 무형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새 규제 프레임 적용해야>

특히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규제기관이 전문성에 기초한 합리적인 규제를 적용할 때 환자의 안전성·임상적 유효성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 업체들의 제품 개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입증한 실증사례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불과 몇 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 첨단의료기기과에서 주도해 ‘세계 최초’ 수식어가 붙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가 적용된 의료기기’,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조되는 맞춤형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은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공유할 정도로 앞선 국제기준을 제시했다.

전문성·합리성을 토대로 한 해당 규제는 결과적으로 지금의 국내 의료 AI 솔루션과 3D 프린팅 제품 산업화를 이끈 마중물이 됐다. 이런 선례 때문인지 2020년 4월 6일 신설된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디지털헬스기기TF’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전담조직으로서 큰 기대감을 모았다.

디지털헬스기기TF는 약 1년 2개월 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제대로 된 명명조차 없었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하나의 품목군으로 분류하고 90개 품목을 신설한 것은 물론 치료 목적의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허가심사 가이드라인도 발간했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헬스기기TF 신설과 맞물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에도 탄력이 붙은 것.

식약처 내부 자료로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2019년 대비 2020년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가 급증은 그만큼 임상시험 승인건수 또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헬스기기TF가 업체들의 시장예측성을 높여 활발한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업계에서는 디지털헬스기기TF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기기심사부 체외진단기기과·정형재활기기과와 같은 ‘전담과’가 아닌 TF 조직인 만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특화된 전문허가심사 가이드라인 수립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기존 하드웨어 의료기기와 달리 개발부터 제조 공정·품질관리 등이 무형의 형태로 이뤄지는 만큼 성능평가·임상시험·허가심사·인허가·시판·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새로운 규제를 만들고 적용해야한다.

소프트웨어 특성상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반이기 때문에 ‘개인의료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에 대한 허가심사도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속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역시 치료 목적의 적응증이 증가하는 추세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디지털헬스기기TF가 정식 조직 형태를 갖춘 전담과가 아니다보니 전문심사 규제를 만들거나 업체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에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영규 디지털헬스기기TF 팀장은 “TF에서 정식 전담과가 되고 인력도 충원되면 새로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과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를 만드는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따라서 책임 있는 부서장을 중심으로 ‘전문심사·전담조직’으로서의 업무 방향과 역할 정립을 통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적용 가능한 허가심사 평가기술과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담과’ 승격이 시급히 요구된다.

디지털헬스기기TF의 인력 부족 또한 풀어야할 숙제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각종 국내외 문헌을 참고해 조사하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필요한 경우 업체들을 만나 도움을 받거나 반대로 그들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들어야한다.

분야별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도움을 받거나 자문 의뢰도 필요하다. 실제로 디지털헬스기기TF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기기 ▲사이버보안 등 분야별 산학연관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특성상 의료기기법뿐만 아니라 의료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에 이르는 방대한 학습 또한 필수다.

현재 8명에 불과한 디지털헬스기기TF 인력이 급증하는 허가심사 처리에 매달리기도 바쁜 와중에 이러한 업무까지 제대로 수행하는 건 당연히 물리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강영규 디지털헬스기기TF 팀장은 “지금은 허가심사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바쁘고 빠듯한 상황”이라며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전문허가심사 규제를 만들거나 업체를 지원하는 제도개선에 치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TF에서 정식 전담과가 되고 인력도 충원되면 새로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과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를 만드는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정부는 ‘의료기기산업 세계 7위로 육성’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제18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도 바이오헬스 혁신기술 제품화를 촉진하는 규제과학 발전전략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4차 산업혁명시대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도 천명했다. 혁신성장과 규제과학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미래 먹거리이자 의료기기산업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혁신성장은 규제기관인 식약처 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한 전담조직이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하는 합리적인 전문심사 규제를 수립할 때 실현 가능한 일이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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