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은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mIR-122 유전자 완화 기전 규명”

[라포르시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할 때나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혈관이 막히면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탁은영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교수
탁은영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교수

문제는 혈액 흐름이 복구될 때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조직 손상을 입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허혈성 손상이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의과학자들이 간이식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허혈성 간 손상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국내 연구진이 허혈성 간 손상이 완화되는 기전을 밝혀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탁은영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교수는 신시아 주(Cynthia Ju) 미국 텍사스의대 건강과학센터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허혈성 간 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가 간을 덜 손상시키는 매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실험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 ‘임상조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허혈은 혈관 막힘으로 혈액 공급이 제한돼 조직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글루코스가 부족해진 상태다. 그런데 허혈이 발생한 부위에 혈액이 다시 흐르는 재관류(혈액흐름 복구)가 이뤄지면 회복돼야 할 세포와 조직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활성산소종이 과도하게 생성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활성산소종은 조직을 직접 손상시키거나 염증을 유도해 간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의 연구는 이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허혈성 간 손상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춰왔으나 유의미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탁은영 교수팀은 허혈성 간 손상 동물 모델을 통해 허혈성 간 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의 작용기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miR-122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타겟 유전자인 PHD1 유전자가 억제되자 허혈성 간 손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항상성 유지 전사인자인 HIF-1α 발현이 증가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실험으로 밝힌 miR-122 유전자의 허혈성 간 손상 완화 기능은 사람 대상 실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인 미국 텍사스의대 건강과학센터가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간 생검 조직을 분석한 결과 PHD1 유전자의 경우 억제된 반면 HIF-1α 전사인자·miR-122 유전자는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탁은영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miR-122 유전자가 허혈성 간 손상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분자적으로 규명했으며 허혈성 간 손상 억제를 위해 miR-122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약물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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