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하(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라포르시안]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지난 4일 "선거 공약인 회비 인하와 준 사무장병원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갈수록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대비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인터뷰에서 "'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을 구성해 안내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두 달간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준비된 회장'이라는 자부심으로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을 하나하나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비 인하 방침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취임한 후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회비 인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파악해보니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인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준 무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복지법인 소속 의원은 전국에 42개소, 서울에만 12개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치과와 한의원을 제외하면 서울에만 10개의 준 사무장병원이 있는 셈"이라며 "일단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인지를 현지 방문 등을 통해 확인한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원격진료 요구가 커지고 도입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원격의료연구회를 발족해 가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음은 박명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후보 시절 제시한 회비 인하 등 공약 이행 계획은 잘 세우고 있는가.

"공약으로 제시한 회비 인하는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장에 취임하고 파악해보니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회비 인하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회비를 인상하는 것과 같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감사단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

<* 참고로 2018년 현재 서울시의사회비는 입회비 10만원을 포함해 가회원(개원의) 62만원, 나회원(봉직의)42만 6,000원, 다회원(인턴, 레지던트, 무급조교, 휴직자, 소령급 이상 군의관) 24만 3,000원, 라회원(공중보건의, 대위급 이하 군의관) 15만 6,000원이다.> 

- 준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 근절도 공약 중 하나인데. 

"지난 34대 집행부에서 전문가평가단장으로 활동하며 사회복지법인 소속 의원의 본인부담금 면제를 통한 환자 유인행위와 무면허의료행위를 확인해 행정처분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쉬움이 컸다. 사회복지법인 소속 의원이 전국적으로 42개소다. 서울에만 12개소가 있다. 일단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인지 현지 방문 등을 통해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조만간 건강보험공단 서울, 강원 지역본부장 등과 만나서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국회, 보건복지부, 심평원 등에도 문제점을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진료능력이 없는 90대 노인이 진료실을 지키고 있는데, 초진 환자가 오면 간호사가 들어와 처방 내용을 큰 도화지에 써놓고 나가면 노인 의사가 그것을 5분여에 걸쳐 그린다. 그 노인이 진료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현실적인 문제에서 막혔다. 재진 환자의 경우는 그냥 원장 얼굴만 보고 물리치료를 받고 가는 그런 시스템이다."

- '회원고충즉각대응팀'은 운영에 들어간 상태인가.

"취임 첫날 사무처장을 포함해 직원 세명으로 팀을 꾸렸다. 팀의 전화번호를 모든 회원에게 안내했더니 첫날에만 1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지금까지 59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공유가 필요한 내용은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 회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 최근 PA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PA의 불법성을 두고는 직역 간 견해차가 있다. 이 문제에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서울대병원으로 인해 다시 PA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여러 직역에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을 냈고, 직역 간 갈등으로 비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시급히 반대 성명을 내는 것보다 의도와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얼마 전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을 만났다. 기본적으로 PA를 합법화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원활한 병원의 운영을 위해 간호파트에 있는 것을 진료파트로 옮기고 규정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보도가 되는 바람에 오해를 사게 돼 안타깝다고 하더라.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의사회 상임이사들도 처한 상황에 따라 각각 생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공의들도 PA(의협에서는 PA 대신 진료보조인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가 수련교육을 받는 데 방해가 되느냐를 두고 생각이 다양한 것 같다. 서울과 지방의 병원도 입장이 다르다. 서울의 대학병원에서는 침습적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의 역할이 있어 전공의 수련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전공의들도 있다. 현실과 이상, 나아갈 방향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원격의료에 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가 선제적으로 나서서 원격의료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원격진료 요구가 커지고 도입이 앞당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나뿐만 아니라 서울시의사회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들도 불안과 우려로 원격의료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당연히 의료계가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일부 상임이사들이 원격진료연구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오는 8월 29일 열리는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도 '원격모니터링의 실제와 임상 적용 사례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 원격진료연구회가 발족하면 회원들과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 서울시의사회장 출신 후보가 의협 회장 선거에서 계속 낙마하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방식이 간선제라는 점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이 누가 어떻게 회장에 뽑혔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의협 회장에 당선될 수 있겠나. 또한 현행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방식은 이른바 마이너 대학 출신이 회장에 오르기 어려운 구조다. 이필수 의협 회장도 지방대 출신으로 첫 의협 회장이 됐는데, 나는 더 어렵게 회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빅3 대학 출신 대의원이 60%를 넘는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대의원회가 결정해줘야 한다. 최소한 대의원 직선제라도 되어야 한다.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고 역할을 하게 하려면 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

-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역점 사업이 있다면.

"회원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회장이 되겠다. 서울시 구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서 공약한 대로 한 달에 한 번 직접 찾아오지 않으면 질책해 달라고 주문했다. 개원의뿐 아니라 교수, 전공의, 봉직의 등 각 직역과 최선을 다해 소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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