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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좌담회-2] 코로나 위기서 빛난 K-진단키트…합리적 규제·선제적 투자로 '결실'<라포르시안-의료기기산업협회> ‘포스트 코로나 의료기기산업 발전’ 심층좌담회 공동주최
유전자·세포진단 등 세분화…‘진단의료기기법’ 확대하고 전담조직 ‘진단심사부’ 신설 주문

라포르시안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지난 4일 ‘포스트 코로나19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심층좌담회’를 지난 4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공동주최했다. 이날 좌담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고서가 분석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요인과 그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체외진단산업계 및 규제기관의 대응과 성과를 살펴보고,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체외진단의료기기)위원회 간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좌담회는 주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이남구 IVD위원장, 이진휴 협회 감사, 정희석 라포르시안 취재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본지는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3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사진 김지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기자, 정리 최소현 인턴기자> [편집자주]

[특별기획 좌담회-1] 미 FDA가 분석한 ‘K-방역’ 성공 요인은?

[라포르시안] 황선빈 IVD위원회 간사: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고통이자 비극이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산업 측면에서는 기회로 작용했다. 실제로 체외진단검사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주광수 고문: 맞는 말이다. 코로나19는 국산 체외진단의료기기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회가 됐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다양한 의료기기가 개발될 것이다.

어느 나라든 의료제품은 안전과 직결된 만큼 다른 제품에 비해 규제를 강하게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규제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국제조화가 이뤄졌는지를 보면 해당 산업의 위치와 제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규제를 보면 그 나라 제품이 어떻게, 어떤 상태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한국의 규제 당국과 규제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높은 규제 수준을 적용한 국산 체외진단의료기기는 해외로 수출할 때 각 나라 규제 장벽을 넘어 ‘바로 사용 가능하다’고 인정받은 국산 의료기기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이남구 IVD위원장: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상당한 생산실적과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개인적인 추산이지만 국내 의료기기시장 생산실적은 약 40% 신장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생산실적 대부분이 수출로 연결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미래 먹거리라는 별칭과 함께 정부가 꾸준히 투자한 결과가 실증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이고, 2등급 정도 기술 집약도가 낮은 의료기기만 경쟁력이 있다는 편견을 깨는 계기도 됐다.

물론 이러한 성과는 어느 한 분야만 노력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정부 정책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식약처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주효했다고 본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는 규제기관에서 진흥·지원의 개념이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지원법’·‘체외진단의료기기법’에 도입되며 기회를 맞이한 게 아닌가 싶다.

미국 FDA도 오랜 기간 혁신과 기술에 대한 산업적 지원을 정책에 포함해왔는데 우리도 그런 시대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황선빈 간사: 앞서 이남구 위원장께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의료기기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그간 정부와 산업계의 어떠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보나?

주광수 고문: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의료기기 안전관리(규제)는 ‘신뢰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성은 행위자뿐 아니라 제도 또한 합리적이어야 하며 그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노력이 뒷받침돼야한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탄생하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질병관리청이 생기는 과정보다 더 많은 시련을 겪었다.

과거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위생용품은 물론 약학까지도 보건사회부 약무정책국(약정국) 소관이었다. 이후 보건복지부 독립외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식 발족되기 전인 1996년 보건사회부·보건의료센터·국립독성연구소 3개 기관이 합쳐져 ‘식품·의약품안전본부’가 설립됐다.

뒤이어 IMF가 터지고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1998년 독립기관인 식약청이 생겼다. 하지만 이 당시 식약청 의료기기안전국은 의약품안전국에 소속돼 있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의료기기 안전관리 규제 필요성에 대한 식약처 대내외적인 공감대와 의료기기업계와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후 독립적인 의료기기안전국이 운영되고, 나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조직이 확대 발전할 수 있었다.

주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식약처의 기관 발전사를 보면, 그 과정에서 국제수준에 부합하는 의료기기 안전관리와 규제 수립을 위해 담당부서와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규제 수립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에서 2008년 노무현 정부 기간 그 기초를 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1996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의료기기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를 의무화하고 ISO 13485를 채택해 의료기기 안전관리와 규제체계를 수립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국가가 직접 임상시험 개별 프로토콜을 심사·승인·관리하는 임상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한 의료기기 연구개발·제조·판매 전 과정에 국제조화 된 규제를 적용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식약처가 인증한 의료기기는 각 국가들의 규제 장벽을 넘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에서 FDA가 존중받듯이 식약처 또한 한국에서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의료기기업계에 주문하고 싶은 점은 ‘규제를 이해하고, 규제에 맞는 회사 방침을 세워 달라’는 것이다. ‘식약처 규제는 세계로 통하고, 규제를 잘 따르는 것이 곧 세계로 나가는 길’이라는 점을 업계에서 잘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의료기기분야는 굉장히 폭넓다. 미생물부터 전기전자공학·원자력까지 과학적인 스펙이 모두 들어가기 때문에 각각의 학문적 배경을 알아야하는 어려운 분야이기도하다. 이 때문에 식약처가 새로운 규제가 나올 때마다 해설서를 발간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와 같은 분야가 등장하면서 관련 가이드라인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의료기기업체들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노력하고, 혹여 잘 모르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있으면 식약처 담당부서와 의견을 주고받는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의료기기산업을 잘 이끌어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장

이남구 IVD위원장: 크게 3가지 측면에서의 성공 요인을 설명할 수 있겠다.

첫째는 ‘국가 정책’으로 국회가 법을 만들어 지원해 주고 정부가 연구개발투자 등 정책 지원과 제도 정비를 해줬기 때문이다.

둘째는 ‘산업적 생태계’로 미국 FDA 보고서가 평가한 것처럼 한국 정부가 체외진단검사법 개발에 민간실험실을 이용한 것은 의학적 요인과 산업적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서다. 이런 결정이 국산 체외진단의료기기가 수출로 이어지는데 큰 도움을 줬다.

셋째는 국제조화에 따른 ‘세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시장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도 상당한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시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입증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돼있지만 식약처 주관 국제행사 ‘의료기기 소통포럼’에 외국회사 연구개발이나 등록부서 임원이 참여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한국이 AHWP(Asian Harmonized Working Party·의료기기아시아조화회의)와 IMDRF(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 Forum·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에 참여해 기여한 것도 외교의 하나로 작용했다.

황선빈 간사: 이번에는 개별 질문을 드리겠다. 먼저 주광수 고문의 의견을 부탁드린다.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앞으로의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보완은 어떤게 필요한가?

주광수 고문: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일하게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을 2019년 제정하고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일부 하부 규정을 선보는 작업이 이어지겠지만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을 육성·지원하는 정책적 제도적 운영의 큰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약사법에서 파생해 화장품·위생용품·체외진단의료기기 등 개별법으로 세분화한 것은 관련 산업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을 가지고 산업화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겨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지원과 육성을 위한 독립법이 있지만 산업계와 식약처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세부 디테일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X-ray 조영제와 같은 진단용 의약품은 아직도 약사법에서 관리되고 있다. 진단기기 없는 진단용 의약품은 존재할 수 없다. 진단기기를 관리하는 식약처 담당부서가 그것에 대한 활용도를 알아야만 진단용 의약품을 관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약사법 품목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조속히 통합법을 마련해 체외진단의료기기법에서 진일보한 ‘진단의료기기법’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행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 내 전담과 아닌 유전자·세포·체외진단 등 각각의 검증기법에 따른 허가심사 전문성을 확보한 전담조직으로서 ‘진단심사부’를 신설해 기능과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체외진단의료기기에 국한하지 않고 유전자·세포 등으로 세분화해 산업을 이끌어나가야만 지금의 기회를 미래까지 이어갈 수 있다.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 간사

황선빈 간사: 이남구 위원장께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도출된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한계성과 정책적 보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이남구 IVD위원장: 국민들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호흡기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기기도 심각한 수급 불안을 겪었다. 정부가 직접 수급 현황을 파악했을 정도였다.

식량이 전략 물자이듯이 의료기기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전략 물자로서의 체계를 갖춰야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크게 2가지 점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설명하자면, 첫째는 생산시설이다. 수요가 급증하면 시설을 늘려야하는데 의료기기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보니 국내 생산시설이 부족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국내에 없는 제품, 즉 수입제품이 못 들어올 경우 대체품이 없을 때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종종 제품 공급 중단으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수입대체에 대한 전략도 감염병과 연계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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