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기자회견 열고 정책 추진 재고 촉구
개인 의료정보 유출 우려도 표명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의료 4개 단체는 4일 오전 용산전자랜드 랜드홀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정책 추진 재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료 4단체는 기자회견에서 비급여 신고 의무화를 즉시 중단하고, 필수의료가 아닌 분야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 자유로운 비급여 진료가 가능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비급여 진료는 일정한 공과가 있지만 제대로 된 평가 없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라는 측면만 부각해 도덕적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도입 때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 저수가 정책에도 우리나라 의료를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상당한 동기를 부여했고, 시장경제 체제에서 의료비 급증을 억제하는 기제로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4개 단체는 "무엇보다 비급여에 의존하지 않고는 의료기관 운영이 불가능한 고질적인 저수가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성급하게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만을 한다면 의료 붕괴라는 심각한 문제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개인 의료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의료 4단체는 "정부 방침대로 모든 비급여 진료비용을 상세히 수록한 비급여 코드에 따라 건보공단에 실시간 보고를 하게 되면 국가는 어떤 환자가 언제 어느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무슨 시술과 진료를 받았는지 실시간으로 알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는 6월부터 민감한 개인 정보인 진료정보를 실시간으로 건보공단에 보고하게 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도 매우 두렵고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비급여 자료가 유출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해 의료 4단체와 정부 간의 협의를 통해 일정규모 이하 의료기관은 비급여 보고와 공개 사항을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규율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한 정부와 협의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현재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인데, 입장 차이가 매우 크다. 정부 안을 수용하기는 불가하다"면서 "이번 문제는 의료 4단체가 통일된 입장으로 정부와 협상을 할 것이다. 정부와 합리적인 방향을 도출하도록 노력하되, 그게 안 된다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의협 부회장은 "정부와 실무회의에서 시민단체 등에서도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와 합리적인 대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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