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가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500쪽, 대한의학서적)을 출간했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호르몬이나 유전자에 의한 성(sex) 측면과 남녀로 태어나 사회적 ‧ 문화적 역할에 의해 형성되는 차이인 젠더(gender) 측면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상호 연관성을 갖고 질환의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데, 성차의학(Sex/Gender-Specific Medicine)이란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의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1980년대,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의학 및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남성 중심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여성 건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남녀는 각 질환에서 증상의 표현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는 성호르몬이나 유전적 성향, 그리고 사회문화적 여건이 질환의 발생에 다양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의학 연구가 구체적인 발병 기전이나 치료 내용에 있어 남녀 차이를 두지 않고 합쳐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의대 교과서에도 각 질환에 대해서 평균적인 지식으로만 기술돼 왔다. 

이러한 편향성을 지양하고 성차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 연구를 위해 김나영 교수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젠더혁신연구센터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소화기질환의 기전 및 치료에 관한 성차의학을 소개하기 위해 도서 출간을 기획했다. 

이 책은 ▲성차의학의 필요성 ▲소화기질환에 있어서의 성과 젠더의 차이 ▲식도, 위, 췌장, 간, 대장 등 소화기질환의 성차의학 ▲소아청소년과, 정신의학과, 약물학에서의 성차 및 성차 교육 경험 등을 다뤘다. 

젠더혁신과 성차의학이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요즘 남녀에서 차이가 나는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하고 있는 동물실험 및 세포주 실험에서 발견한 대장암의 성차의학을 제시하는 등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도 다수 소개했다.

김나영 교수는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정밀의학이나 맞춤요법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념인 만큼, 향후 다양한 의학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남녀에 따른 각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체계적 연구로 성차의학에 대한 이론과 지식이 계속해 깊이를 더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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