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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나올 정도로 낙후된 공공병원...수년째 짜깁기 공공의료 정책복지부 '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에 비판 제기
"공공의료 인프라 양적 부족 문제 극복하는 대책 대단히 부족"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2016년에 이어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21~2025년) 수립에 앞서 계획안을 제시했다. 공공병원 신축과 의료인력 확충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관련 전문가와 시민사회로부터 알맹이 빠진 빈껍데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6일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2021~2025)'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복지부 노정훈 공공의료과장이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복지부는 1차 기본계획 기간의 성과와 평가, 보완 필요사항을 점검해 2차 기본계획안에 담을 ▲필수의료 제공 체계 확충 ▲공공보건의료 역량 강화 ▲공공보건의료제도 기반 강화 등 3대 분야 중심으로 총 11개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우선 필수의료 제공 체계 확충을 위해 의료자원 부족 지역에 적정 규모 공공병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 공공병원 20개소 이상 신축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제도 개선 추진, 공공병원 신증축시 시 국고 보조율 개선(일괄 50% → 광역시 제외 60%)을 추진한다.

공공병원 신축 및 이전·신축으로 3,500병상을, 증축으로 약 1,700병상 규모로 공공병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공공적 역할을 하는 민간병원('지역책임병원(가칭))'을 확대하고 지역별 의료 공급 격차가 큰 전문 분야를 지원하는 공공전문진료센터 확대 및 지원 강화를 모색한다.

의사, 간호사 등 공공보건의료 인력 확충 방안도 담을 계획이다. 필수의료 의사 확충을 위해 관련 단체 협의와 법적 근거 마련을 거쳐 추진하고, 공중보건장학제도 선발 규모를 확대한다.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지역간호사제 도입 추진,공중보건장학 간호대생 선발 규모 확대, 간호학과 신설 추진,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 필요성 검토 등을 거쳐 관련 정책을 2차 기본계획에 담을 방침이다.

사진 왼쪽부터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 이건세 건국대 교수.

그러나 복지부가 제시한 기본계획에 대해서 전문가 패널 사이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많이 제시됐다. <관련 기사: '공공(空空)의료 돌려막기' 언제까지...>

정재수 전국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2차 기본계획이 (2018년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 2019년 지역의료 강화 대책, 2020년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 등) 그간의 논의에서 진행됐던 깊이에 비해 많이 후퇴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1차 기본계획에서 공공의료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으면 거기에 맞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대책에 충실하게 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공공의료 확충 문제, 양적 부족 문제를 극복하는 대책은 대단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공공병원 20개소 이상 신증축을 목표로 하는 확충 방안도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뜯어보면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20개소 이상 신증축 목표 중에서 신축 3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눈에띄는 확충이 없다"며 "이전·신축을 하는 6개 기관은 병원 안에서 쥐가 나올 정도로 낙후된 곳으로 신축이 불가피한 곳이다. 이미 예전에 이전·신축했어야 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담은 내용이 구체성이 떨어지고, 각 대책이 분절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인천시의료원장)은 “대형병원내 응급, 외상, 심뇌혈관센터가 분절적으로, 이렇게 따로 떨어진 채로 굳어져 문제"라며 "응급실과 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시설과 인력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5개년 계획에 통합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서 일차의료강화 내용이 빠졌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조 회장은 "기본계획에 일차의료 강화 내용이 없다는 게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강화와 역할 분담으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주치의 제도 등을 통한 일차의료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전무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예 토론할 내용이 없을 정도로 기본계획안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건세 건국대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기존에 있는 정책을 계승하고 엮어서) 토론할 게 없는 계획서와 공청회가 될 거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새로운 개념, 새로운 도전 없이 과거 대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너무 몸조심 하고, 문제 안 일으키고 슬쩍 넘어가려고 한다는 생각이 전반적으로 든다"며 "공공의료는 국정과제 중 하나인데 이렇게 슬쩍 넘어가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민간병원으로 공익적 기능 기대하기에 한계 분명해"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에 공공병원 확충 의지는 없고 되려 의료영리화·산업화 계획만 담겼다고 평가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경험한 열악한 공공의료 실태는 공공병원의 역할과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켰으나 정부는 형편없이 부족한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내놓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공공병원 대폭 확충이 빠진 공공의료기본계획안은 기만적인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운동본부는 "복지부는 5년 중기 계획에 겨우 신축 3개만을 내놓았다. 게다가 신축 3개도 이미 예타면제가 결정된 병원들이라는 점에서 하나마나한 계획을 내놓은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직도 정부는 지역 민간병원을 책임병원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허망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3차 유행 때 우리 모두가 확인했듯이 민간병원은 공익적 기능을 기대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했다.

의료인력 확충 계획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운동본부는 "정부는 또다시 '지역의사제'를 언급했지만 사립의대와 민간병원 중심의 계획은 의사인력양성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공공의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정부계획처럼 한 곳만 설립하겠다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이를 권역별로 충분히 설립하거나 국립대의대를 적극 활용해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또 간호학과 신설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면허를 가진 간호사는 많지만 병원이 고용을 하지 않아 활동하는 간호사가 적다"며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1년 만에 이직하는 간호사가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데,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 배출을 늘리는 것은 간호노동시장을 더 열악하게 만들 뿐이다. 환자 당 간호사 수를 법제화해야 진정으로 병원에서 일할 간호사를 늘릴 수 있다는 시민사회 요구를 정부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의료영리화·산업화 계획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기본계획안에 '스마트 공공병원으로 혁신'을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 중환자실 등 스마트 병원 선도 사업 참여 지원 및 단계적 확산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운동본부는 "스마트병원 등 공공병원 자동화는 의료산업화 일환으로 공공의료강화대책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며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중환자실 원격 관리를 계획에 넣을 것이 아니라 간호사 한 명이 중환자를 약 3명씩 돌보는 심각한 인력부족 사태부터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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